'폰'에서 '카'로…탈출구 찾는 전자부품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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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부진에 실적 악화지난해 스마트폰 시장 둔화 우려라는 ‘두통’에 전자업계가 실적 ‘몸살’을 앓았다. 이에 연쇄 부진을 겪어야 했던 스마트폰 부품업체들이 포화시장인 ‘폰’에서 새로운 스마트 기기로 떠오른 ‘카’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자동차 전장·배터리 눈 돌려
스마트폰 시장 정체에 대한 우려는 전자업계의 4분기 실적에서 고스란히 증명됐다. 삼성전자 휴대폰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6조7000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4분기엔 5조4700억원으로 뒷걸음질쳤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 분기(8840만대)보다 2.7% 감소한 8600만대였다. 애플은 같은 기간 5100만대로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시장 예상치(5500만대)엔 못 미쳤다. LG전자의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는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2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봤다. 이에 따라 소형 디스플레이와 배터리뿐 아니라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모듈, 회로기판을 만드는 전자 부품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LG전자와 애플을 주요 고객사로 둔 LG디스플레이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34% 줄었다.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60% 이상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89%나 급감했다. 삼성전기는 4분기에 390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냈고 삼성SDI의 영업적자는 550억원이 넘었다.
‘스마트폰 충격’에 전자 부품업계가 탈출구로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자동차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율주행과 원격진단 등 스마트카의 영역이 편의와 안전분야까지 확대되면서 스마트기기 플랫폼 사업자들이 휴대폰에서 자동차로 전장을 옮기고 있다”며 “2020년엔 자동차 내 전자 부품 비중이 절반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세계 1위를 목표로 투명 플렉시블(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상용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7년 미끄럼방지장치(ABS) 모터, 전자제어파워스티어링(EPS) 모터 등을 자체 개발한 LG이노텍은 조향용 센서와 카메라 등으로 차량용 전장부품사업을 키우고 있다. 내년엔 이 사업부문에서만 현재 매출의 2배가량인 1조원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전기차용 중형 배터리에 공을 들여 왔다. 스마트폰용 소형 배터리에 치중된 사업구조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다. 삼성SDI가 배터리를 독점공급하고 있는 BMW의 전기차 i3는 지난해 유럽 출시에 이어 올 4월엔 북미 시장으로 판매가 확대된다. 이 회사는 올 하반기 중국에 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핵심 전자부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자동차 전장 분야로 확장할 계획이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전장용 MLCC는 가전이나 모바일용에 비해 많이 필요하고 단가가 높아 성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