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급변 따른 흡수통일 반대…통일시대준비委 만들자"

교섭단체 대표 연설

김한길 민주당 대표(사진)가 북한 정권 내부의 급변 사태에 따른 흡수 통일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통일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위해 범국민적 ‘통일시대준비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김 대표는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민주당은 흡수 통일에 반대한다”며 “우리 사회가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혼란과 비용을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이 당장이라도 통일이 이뤄질 것처럼 장밋빛 환상만 넘쳐나게 하는 상황에 대해선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관된 화해 협력, 관계 개선의 노력과 과정이 없는 ‘통일 대박론’은 ‘급변사태 임박론’으로 오해받기 쉽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어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바뀌지 않을 한반도 평화통일 정책 마련을 위해 초당파적이고 범국가적인 공론의 장을 제안한다”며 “‘통일시대준비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여·야·정과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최근 발표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 등 정치 혁신을 재차 강조했다. 김 대표는 “부정부패로 인해 재·보궐 선거가 치러질 경우 원인 제공자의 소속 정당은 공천을 금지하도록 하고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부정부패로 의원직을 상실한 경우에도 의원직 승계를 금지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국회의원 불체포·면책 특권 폐지 문제와 관련해서도 “개헌 때 함께 논의하겠다”며 “당장은 그 권한이 남용될 수 없도록 하는 구체적 내용을 여야가 합의하자”고 새누리당에 제안했다.

이 밖에 △상시 국회·상시 국정감사·상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추진 △선거 연령(만 18세 이상으로) 하향 및 투표시간(오후 8시까지) 연장 △사회적 시장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회 특위 구성 △노인복지처 신설 △자치경찰제 도입 등을 제의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