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행수입에 위기감…휴고보스, 5년만에 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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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명품 할인대전, '노세일' 브랜드 대거 참여6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9층은 종일 사람들로 붐볐다. 해외 명품을 최대 70% 싸게 판매하는 해외명품대전이 열렸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명품 할인행사에선 좀처럼 볼 수 없던 휴고보스, 엘본더스타일블랙, 발란타인 등 유명 브랜드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세일 행사에 수백명 몰려
업계에선 ‘노(no) 세일’을 고집하던 고가의 명품 브랜드가 세일행사에 참여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하고 있다. 유명 브랜드일수록 고급 이미지 유지를 위해 할인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병행수입과 해외 직구(직접 구매)를 통해 소비자가 해외 상품을 비교적 싸게 살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기존 가격정책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 할인 판매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탈리아 고급 남성복 알레그리는 6일부터 9일까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열리는 해외패션대전에 참여해 작년 봄·여름 상품과 가을·겨울 상품을 50% 할인한 가격에 판매한다. 알레그리는 남성복 중에서는 독일 휴고보스와 영국 폴스미스에 이어 최고급으로 평가받는 브랜드다. 이 브랜드가 현대백화점 해외패션대전에 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휴고보스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백화점 명품대전에 돌아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이월 상품 30억원어치를 50~70% 싼 값에 판매한다. 롯데백화점에서는 휴고보스를 비롯해 테드베이커 등 지난해 명품대전에 나오지 않았던 40여개 브랜드가 올해 행사에 등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이 오는 13일 시작하는 명품세일에는 비이커, 클럽모나코 등이 첫선을 보인다. 여대경 롯데백화점 해외패션 선임상품기획자는 “명품시장 성장세가 주춤해진 데다 병행수입 확대 등으로 명품업체의 가격정책이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명품 부문 매출 증가율은 전년보다 7.8% 늘며 5년 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또 병행수입 확대에 따라 신발 브랜드 나인웨스트는 판매가격을 10만~15만원 내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한국에 공식 진출한 브라질 신발 브랜드 멜리사는 판매 가격을 미국 인터넷 사이트보다 저렴하게 책정했다.
유승호/임현우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