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택배산업이 나아갈 길
입력
수정
지면A33
최시영 < 아주대 공과대학원 겸임교수 >국내에 택배서비스가 도입된 지 22년 지났다. 지난해 한국 택배 이용량은 16억상자를 넘었다. 5000만 국민 1인당 연 32회가량 이용한 생활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한 상자 높이를 30㎝ 정도로 계산해 연간 택배물량을 쌓는다면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를 훌쩍 뛰어넘는다. 첫해 물동량 500만박스로 시작한 택배서비스는 초기 고성장기를 제외하고도 매년 15% 이상씩 성장했다. 100여년의 산업화 역사 속에서 이처럼 빨리 대중화된 서비스는 많지 않다.
택배산업은 20대 청년부터 70대 실버 택배원에 이르기까지 전 근로연령층과 주부사원들도 종사하는 고용창출 산업이다. 현재 8만명 이상이 택배현장에서 일을 해 국민 20만명 이상을 부양하고 있고, 매년 3000명 이상씩 고용한다. 또 택배산업은 제조업체와 유통기업, 유통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하며 경제의 동맥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택배산업이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면 우리 경제는 선순환의 경제발전을 꾀할 수 없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 홈쇼핑 및 농어촌 특산물 판매의 경우 더욱 그렇다.
그러나 택배산업을 둘러싼 국내 환경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택배물량은 늘어나고 있지만 택배차량의 증차는 어려워 택배기사가 하루에 배달해야 할 물량은 증가하는데도 집에서 택배를 직접 받는 사람은 반도 되지 않는 실정이다. 고객의 서비스 요구 수준은 갈수록 높아지고, 택배운임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택배회사들은 전국에 대규모 터미널과 대형 자동화 분류시설을 세우는 등 투자를 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택배산업의 발전과 택배 종사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정부에서도 택배산업의 준거가 되는 택배법 제정, 택배차량 증차 허용 등 정책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
올해는 택배기사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최시영 < 아주대 공과대학원 겸임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