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치유의 출발은 자신과의 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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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7
삶에서 깨어나기백혈병으로 아들을 잃은 여인은 남편에게 “당신은 내 자식을 살리지 못했어”라고 비난한다. 남편은 공격으로 되갚았고, 결국 부부는 이혼했다. 비난은 그릇된 귀의처다. 비난은 마음을 무장시키고 몸이 느끼는 슬픔을 차단한다.
타라 브랙 지음 / 윤서인 옮김 / 불광출판사 / 480쪽 / 2만원
상실의 고통 앞에서 우리는 마음이 이끄는 대로 깊이 슬퍼하면 된다. 깊은 슬픔은 우리를 정화한다. 상실의 고통을 에너지로 바꿔 계속 살아갈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슬픔을 봉인한 채 살아가면 대가가 따른다. 소중한 삶에 온전히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다. 상실의 아픔은 존재의 소중함을 더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그대로의 삶을 사랑하는 방법을 일러준다.

저자는 누구에게든 치유의 출발점은 자기 마음과의 화해라고 강조한다. 우리 내면은 항상 전쟁 중이어서 자신의 다정한 마음 및 영혼과 단절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잘못 너머에 있는 인간의 나약함을 볼 수 있을 때 우리는 화해의 길에 들어선다. 자기 연민은 타인에 대한 염려와 보살핌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사실을 저자는 일깨워준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