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레몬이 가르쳐준 교훈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에센AP연합뉴스
지중해 연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레몬 나무. 요즘은 비타민C의 보고로 알려져 있지만 서양 사람들은 오랫동안 이 나무의 열매를 먹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저 빛 좋은 개살구였다. 추억의 포크송 그룹인 피터 폴&메리의 ‘레몬 트리’ 노랫말에는 그런 생각이 잘 드러나 있다.

“열 살 꼬마 적에 아버지는 내게 타일렀지. 사랑을 겉만 번지르르한 레몬 나무와 혼동하지 말라고. 앙증맞은 레몬 나무는 꽃향기는 달콤하지만 열매는 먹을 수 없다고 말이지.” 그렇지만 다 큰 아들은 아버지의 훈계를 잊고 겉모습 사랑에 빠지고 실연의 아픔을 겪는다. 수렁인 줄 알면서도 그곳에 발을 딛고야 마는 게 인간인가 보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