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투자하는 개미들 '빛' 볼까

단기반등 노리고 2조 매수
미수·신용거래 늘어 '경고'
대외 악재로 올 들어서도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빚까지 내며 주식투자를 늘리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9312억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순매수 금액은 이 기간 9678억원을 사는 데 그친 기관에 비해 2배 가까이 많다. 덕분에 지난해 말 하루 평균 3조4000억원대로 줄었던 거래대금은 올 들어 3조8300억원대로 12.6% 늘었다. 하지만 미수거래와 신용거래 등 빚을 내 주식을 사는 투자자도 늘고 있어 개인들의 증시 복귀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5일 현재 코스닥을 포함한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4조3239억원으로 작년 말(4조1918억원) 대비 3% 증가했다. 작년 10월 이후 줄곧 감소세를 보이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올 들어 증가세로 돌아선 뒤 지난달 말엔 4조3930억원까지 불어나기도 했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새해 증시에 대한 기대와 장기간 이어진 박스권 장세에서 얻은 학습효과 등이 급락장에서 단기 반등을 노린 개인들의 저가 매수세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다만 이는 투자심리가 개선됐다기보다 투기적인 거래가 늘어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현재 상황에서 이 같은 ‘레버리지(차입) 투자’는 자칫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수료 수입을 늘리기 위해 한도를 확대하는 등 신용거래 규제를 완화하는 증권사가 늘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며 “개인들은 여전히 주식투자를 안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