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집 '우오', 자연을 품고 일식을 넘어 퓨전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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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xury & Taste
기모노 뒷모습 본뜬 의자, 은은한 조명 아래 잔잔한 물소리, 마치 물고기가 뛰노는 듯…
정통 일식에 다양한 조리법 접목…글로벌 레스토랑으로 변신 중
3월 선보이는 '셰프 테이스팅 메뉴' 배즙 동치미, 칡뿌리 흑임자 두부…15가지 코스 23만원

벽에는 일본의 유명한 종이예술가인 에리코 후리키가 만든 폭 11m의 종이 걸개가 걸려 있었다. 은은한 조명을 받아 마치 물체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독특한 예술품이다. 매장 안에 흐르는 물소리와 어울려 물고기가 살아 헤엄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 식당의 이름인 ‘우오(살아 있는 물고기)’를 실내 인테리어로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우오라는 이름엔 ‘물고기 한 마리에도 장인의 혼을 싣겠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고 한다. 이곳에 주로 오는 것은 연예인 등 유명인사. 그중에서도 음식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 고객이 많다고 한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정치권 고위 인사들도 이곳을 종종 방문한다.

그래서인지 안 셰프가 처음 내놓은 것은 기존 일식집에선 보기 어려운 메뉴였다. 새알 모양의 얇은 막에 배즙을 담고, 이를 동치미 국물에 올린 ‘우오동치미’였다. 우오동치미를 입에 털어 넣자 배즙이 온 입 안에 퍼졌다. 우오동치미 다음에 나온 것은 ‘흑임자 두부’. 이름은 두부였지만 콩으로 만든 게 아니다. 흑임자와 칡뿌리를 오랫동안 저어 부드러운 질감을 살렸다. 메인 요리로는 사시미 한 접시가 나왔다. 참치 오도로, 광어, 성게 알, 학꽁치 등이 한 접시에 정성스레 담겨 있었다. 요리에 사용되는 간장과 소금은 우오에서 직접 만든다.
카운터석이 부담스럽거나 조용히 대화하고 싶은 사람은 프라이빗룸으로 예약하면 된다. 다다미식 4개, 테이블식 3개 등 총 7개의 별도 공간이 마련돼 있다. 연예계를 대표하는 부부인 이병헌·이민정 커플도 이곳에서 상견례를 했다고 한다. 단체 손님이라면 70석 규모의 1층 단체룸으로 가면 된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야외 테이블로 연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45길 파크뷰 2층
▷(02)518-4224
●메뉴(3월1일부터)
점심 : 5코스 런치 메뉴(6만원), 사시미&스시 코스(7만원), 찌라시스시(6만5000원)
저녁 : 사시미&스시코스(17만원), 셰프 테이스팅 메뉴(23만원)
●주의사항
▷오마카세, 셰프 테이스팅 메뉴는 예약 후 카운터석에서만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