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해외 고수익 상품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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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몰린 유럽펀드 6개월만에 수익률 15%
"환위험 헤지비용 등 감안, 투자 신중해야"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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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증권사·운용사들이 연 10% 안팎의 고수익을 추구하는 해외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주식 채권 등 국내 금융투자 시장이 침체돼 있어 내수 상품만으론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해외시장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는데다 별도의 환위험 회피(헤지) 비용까지 든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두 배 수익’ 해외상품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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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은 주요국 100여개 종목에 자동으로 선별 투자하는 ‘글로벌 스마트인베스터’ 서비스를 지난달 시작했다. 우투증권 관계자는 “올해는 해외상품 비중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며 “글로벌 자금이 몰리는 선진국 중심의 펀드를 다수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변동성 커졌다”…비용 높아 해외 투자상품에 뭉칫돈이 몰리는 정황은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국내 펀드가 줄줄이 적자를 내는 반면 미국·일본·유럽펀드는 연간 10~20%의 고수익을 올린 덕분이다.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의 대표 상품인 유럽주식형 펀드엔 작년 하반기에만 1000억원 넘는 돈이 들어왔다. 이 펀드의 지난 6개월간 수익률은 약 15%에 달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말 해외펀드의 자산 규모는 총 37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36억원 증가했다. 아시아 펀드가 부진했지만 미주지역 주식과 채권 투자가 크게 늘었다. 미주 비중은 40.1%로, 아시아(32.9%)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최대 투자처로 올라섰다. 송성엽 KB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국내 증시가 수년간 박스권에 갇히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해외시장으로 옮아가고 있다”며 “다만 올 들어 해외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세금 등 각종 비용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재길/윤희은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