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稅收 10조9000억 '펑크'…예산 잡고 안쓴 돈 18조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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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세입·세출 마감
추경, 경기회복 뒷받침 못해…歲計잉여금 8000억 적자


하지만 지난해 거둔 돈(총세입)에서 이미 쓴 돈(총세출)과 올해로 넘겨 지출할 몫(이월금 7조2000억원)을 뺀 세계(歲計)잉여금은 약 8000억원 적자였다. 세계잉여금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정부 수립 이후 2012년(1000억원 적자)이 처음이고 이번이 두 번째다.
당초 지난해 예산과 비교할 때 총세입은 10조9000억원 줄었다. 이는 경기 침체와 부동산 경기 악화 등으로 국세 수입이 당초 계획보다 8조5000억원 덜 걷힌 영향이 컸다. 실제 예산 대비 법인세가 2조1000억원, 양도소득세가 8000억원 펑크났고 주식거래 감소로 증권거래세도 1조5000억원 줄어들었다. 세입 감소에 맞춰 정부는 허리띠를 졸라맸다. 그 결과 총세출은 당초 계획보다 25조4000억원이나 줄었다. 총세출 계획 대비 실제 재정집행률은 91.9%로 사상 최저였다. 특히 예산 가운데 불용액은 18조1000억원에 달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저성장 시대에 내수를 진작시키고 경기를 부흥시켜야 할 정부가 (예산을) 대규모 불용시킨 것은 범죄”라며 재정당국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상규 기재부 재정업무관리관은 “불용액이 많은 게 좋은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세입이 부족한 상태에서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최대한 지출 구조조정을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씀씀이를 줄이지 않았다면 세입 확보를 위해 적자 국채를 추가로 발행하는 상황에 내몰렸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