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 한강변, 신흥 부촌으로 뜬다

한화 이어 두산重 등 분양가 3.3㎡당 3000만~4000만원대 초고층 고급 아파트 공급

한강·숲 조망권에 교통 탁월…전문직·연예인·외국인 등 관심
서울숲 인근 한강변에 고가 아파트가 잇따라 공급되면서 신흥 부촌으로 부상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상반기 분양예정인 ‘트리마제’ 조감도.
서울 성수동 서울숲 인근 한강변이 신흥 고급 주거지역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강과 서울숲을 옆에 둔 이 일대는 허드슨강과 센트럴파크를 낀 미국 뉴욕 맨해튼 주상복합 타운을 연상시키는 주거타운으로 조성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와 부동산 침체로 한화 ‘갤러리아포레’ 이후 5년간 개발이 중단됐지만 최근 초고층 고급 아파트가 분양에 나서며 다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고급 아파트 줄줄이 대기 10일 성수동 서울숲 인근 두산중공업의 ‘트리마제’ 아파트 공사현장에는 덤프트럭과 굴삭기가 바쁘게 드나들고 있었다. 올 상반기 분양을 앞둔 이 단지는 터파기 공사가 한창이었다. 서울숲 길 건너편에 펜스로 둘러싸인 대림산업의 주상복합 부지와 부영의 상업시설 부지도 기초공사를 마친 채 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부촌으로 주목받는 서울숲 한강변 개발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갤러리아 포레’에 이어 공급되는 ‘트리마제’는 지상 47층 건물 4개동 총 688가구로 구성됐다. 호텔 수준의 조식 서비스와 보안·경비는 물론 세탁 청소 발레파킹 및 컨시어지 서비스까지 도입되며 커뮤니티 시설과 통합운영·관리될 예정이다. 서울숲 한강변 주거지는 고소득 전문직과 외국인 등의 관심을 끌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신사동 홍보관 문화행사에 연예인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대림산업도 최고급 주상복합을 지을 계획을 갖고 있다. 금융위기 여파로 사업을 보류한 대림산업은 재개할 타이밍을 잡기 위해 두산중공업의 분양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부영도 오피스와 호텔을 비롯해 공연 및 전시시설, 고급 쇼핑센터, 갤러리 등이 들어서는 복합타운을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착공 시기를 저울질 중이다.

○서울 부촌 지도 바뀌나 서울숲 주변을 시작으로 성수동 한강변 개발이 본격화되면 서울의 부촌 지도는 바뀔 가능성이 크다. 대치·도곡동과 삼성·압구정동 등의 랜드마크급 주상복합아파트가 점차 노후화되면서 2011년 입주한 ‘갤러리아 포레’는 최고가 주상복합으로 자리 잡았다.

이 단지는 2008년 분양 당시에도 3.3㎡당 평균 4400만원의 높은 가격으로 화제를 모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와 주상복합의 실거래 사례에서 높은 가격순으로 10건의 거래 중 5건이 ‘갤러리아 포레’에서 이뤄졌다. 지난달에도 전용 218㎡가 43억원에 거래됐다. 서울숲 주변 일반 아파트인 ‘서울숲 푸르지오’, ‘서울숲 힐스테이트’ 등의 매매가도 주변 옥수동과 성수동보다 높다.

서울숲 인근 주거지는 도심 속에서 숲과 강을 가까이할 수 있는 입지와 편리한 교통이 최대 강점이라는 게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성수동에서는 성수대교나 영동대교만 건너면 강남으로 바로 이어진다. 신분당선 서울숲역이 개통돼 청담동 갤러리아백화점 앞까지 지하철 한 정거장이다. 업무시설이 집중된 선릉 테헤란로까지도 쉽게 이동할 수 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뉴욕 센트럴파크 옆 주상복합 타임워너센터는 미국 신흥 부호들이 살고 싶어하는 곳이고 숲으로 둘러싸인 일본 도쿄 ‘덴엔초후’도 시내보다 집값이 약 2~3배 높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