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3색 행보'…鄭 "나도 친박" 金 "朴心 없다" 李 "결국 경제"

정몽준 "靑 호가호위 안돼"
김황식 "출마여부 곧 결정"
이혜훈, 공식 출마 선언
< 손잡은 鄭-李 >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오른쪽)과 이혜훈 최고위원이 11일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이 최고위원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정몽준 의원,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혜훈 최고위원의 ‘3자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 최고위원이 11일 가장 먼저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최고위원의 출마 선언식 행사에 참석한 정 의원은 “저도 출마 선언을 하려면 준비를 좀 해야 할 것 같다”며 경선 참여를 강하게 시사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살맛 나는 서울을 만들 수는 없을까 하는 몇 가지 물음을 현실에서 풀어내고자 서울시장에 출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살맛 나는 서울을 만드는 방법은 결국 경제”라며 “경제가 풀려야 주거, 복지, 문화 등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는 아무나 풀 수 없고 경제통만 풀 수 있다”며 당내 경제 전문가로 통하는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이 최고위원은 “역대 모든 시장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대권만을 위한 반쪽짜리 정책만 반복됐다”며 “시장 자리를 대권 디딤돌로 이용하는 정치 시장에게 빼앗긴 서울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재선 도전에 나서는 민주당 소속 박원순 현 시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여권 후보 경선 상대로 떠오른 정 의원과 김 전 총리 모두 2017년 대선 잠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내 경선을 염두에 둔 선제 공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출마 선언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모든 분이 시장 임기 중에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해야 하고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정치판을 떠나야 한다는 서약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무성·남경필 의원 등 당내 중진 의원들과 함께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 의원은 선거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먼저 시장을 왜 할지, 뭘 할지 등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서울시장 후보와 관련, 청와대가 특정 후보를 밀고 있다는 이른바 ‘박심(박근혜 마음)’ 논란에 대해서는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정 의원은 “청와대를 이야기하면서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은 청와대에도 도움이 안 되고 우리 당에도 도움이 안 된다”며 “대통령의 성공을 위한다는 점에서 나를 포함해 우리 모두 친박”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그는 이날 오전 열린 당내 연구모임 ‘통일경제교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는 대통령 중심제인데 청와대 의중을 특별히 전달받았다는 것처럼 암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 미국 방문 >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11일 미국 방문을 위해 출국하 고 있다. 연합뉴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명확한 답을 하지 않은 채 미국으로 출국했다. 그는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 선거 전략에 차질이 없도록 (출마 여부를) 빠른 시간 내에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후보 경선에 나간다면 (친박 세력 등) 어느 계파에 의지해 뭘 하겠다는 생각은 없다”며 “정정당당하게 싸워 아름다운 경선을 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UC버클리 로스쿨 한국법센터 수석고문직을 맡아 4월 초까지 체류할 예정이다. 선거 출마 결심을 굳힐 경우 다음달 중에라도 조기 귀국할 가능성이 높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