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수출비중, 내수 첫 추월
입력
수정
지면A17
"나가지 못하면 죽는다"SK그룹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내수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최태원 SK 회장이 2004년 ‘부진불생(不進不生·앞으로 나가지 못하면 죽는다)’을 외치며 수출을 강조한 지 10년 만에 얻은 결실이다.
최태원 회장 '不進不生' 10년
반도체·석유화학 수출 82조
SK그룹은 11일 상장 15개 계열사의 지난해 실적을 분석한 결과 총 매출 147조9055억원 중 수출은 76조7322억원(51.9%), 내수는 71조1732억원(48.1%)으로 수출이 내수보다 5조5589억원 많았다고 발표했다. 비상장 계열사 중 주력회사인 SK E&S와 SK해운, SK건설 등의 매출을 포함해도 수출이 더 많다. 상장 계열사에 이들 3개사 실적을 더하면 수출은 82조4645억원, 내수는 81조8060억원으로 수출이 6585억원 앞선다. SK그룹 매출에서 수출이 내수 비중보다 높아진 것은 1953년 10월 고(故)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이 그룹을 창립한 이후 처음이다. 과거 석유와 통신 중심이었던 사업구조가 화학과 반도체, 석유화학 등 수출 주도형 산업으로 바뀐 영향이 크다. 2012년 연간 수출금액이 10조원대에 이르는 반도체기업 SK하이닉스를 인수한 효과도 상당했다. SK는 2011년까지만 해도 상장사 기준으로 수출이 내수보다 19조5000억원가량 적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를 인수하고선 수출과 내수의 차이가 크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네트웍스, SK케미칼, SK가스, SKC 등도 꾸준히 수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제품 수출 확대와 해외 자원 개발 등으로 수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SKC와 SK케미칼 등도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등을 해외시장에 팔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신흥 시장 불안으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SK만의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수출 실적을 계속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