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줄기세포' 미국서 특허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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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위 논란 다시 거세질듯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사진)팀이 수의대 재직 시절 만든 ‘1번 인간배아줄기세포(NT-1)’가 11일 미국에서 특허 등록됐다.
특허 등록은 ‘과학적인 판단’이 아니라 ‘법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황 전 교수팀이 복제했다는 1번 인간배아줄기세포가 진짜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논문 조작 등을 이유로 서울대에서 파면된 황 전 교수가 “1번 배아줄기세포는 진짜”라고 줄기차게 주장해온 데다 호주와 캐나다 등에서 이 세포를 특허로 인정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 특허상표청(USPTO)은 이날 특허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인간 체세포 복제배아에서 유래한 인간 배아줄기세포주의 특허 등록’ 사실을 공개했다.발명자는 황 전 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 이병천 서울대 수의대 교수, 강성근 전 서울대 수의대 조교수, 류영준 강원대 의대 교수 등 15명이다.
이 특허는 2006년 6월 서울대 산학재단이 미국 등 세계 20여개국에 동시 출원했던 것이다. 이후 서울대 산학재단은 특허 출원 비용을 받는 조건으로 황 전 교수가 대표로 있는 에이치바이온에 특허 출원권을 양도했다.
NT-1은 황 전 교수팀이 만들었다고 발표한 줄기세포 가운데 유일하게 실제로 존재한다고 확인된 줄기세포다. 미 특허청이 황 전 교수의 1번 줄기세포주를 체세포 복제 방식의 배아줄기세포로 등록함에 따라 황 전 교수가 연구에 복귀할지 주목된다. 황 전 교수팀은 인간줄기세포에 대한 특허를 인정하지 않는 유럽연합과 뉴질랜드에서는 줄기세포 배양액 특허만 확보하게 됐다.
미 특허청이 출원 7년여 만에 특허 등록을 한 것은 지난해 5월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오리건보건과학대 박사팀이 황 전 교수팀과 비슷한 방식으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만든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