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기업 일등상품] 한국야쿠르트 '윌', 하루 70만개씩 팔리는 발효유…위염 원인균 억제에 도움

식품업계에선 일반적으로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제품을 히트상품이라고 부른다. 발효유 1위 기업 한국야쿠르트는 대표상품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을 비롯해 ‘야쿠르트’ ‘헛개나무 프로젝트 쿠퍼스’ 등 다수의 히트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이들 히트상품 출시 이후 제품의 효능을 높이기 위해 기술 개발을 거듭하는 한편 소비자 요구에 부합하는 맛과 디자인으로 끊임없이 개선해 왔다.

히트상품 중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윌’이다. 한국야쿠르트는 1995년부터 위염과 위궤양, 위암 등의 대표적 원인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억제할 수 있는 발효유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2000년 윌을 보였다. 윌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제품이다. 한국야쿠르트 연구진은 제품 개발 초기 파일로리균을 억제할 수 있는 천연물 소재를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실험실은 각종 한약재가 쌓여 거의 한약방이 됐고 연구소 직원들은 한동안 약 달이는 냄새를 코에 달고 살기도 했다. 윌은 항헬리코박터 파일로리 항체를 보유한 난황액을 비롯해 차조기, 락토바실러스 유익균을 이용한 제조방법 등 특허받은 기술로 기존 장 건강 중심의 발효유 제품을 위 전문 제품으로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윌의 효능은 김나영 서울대병원 교수팀이 진행한 임상시험에서도 밝혀졌다. 항생제와 함께 한국야쿠르트 윌을 위염환자에게 투여한 결과, 단순히 항생제를 투여한 경우에 비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억제가 8.8% 정도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

윌은 출시 한 달도 안 돼 주문량이 쇄도하면서 설비 확장에 들어갔다. 2004년에는 위와 장 건강까지 고루 기여하는 제품으로 거듭났으며, 2008년에는 석류·복분자 제품을 더해 맛을 다양화했다. 이어 2010년 전통 소재를 강화한 저지방 제품을 출시했다. 2012년에는 유산균의 함량을 10배 강화하고 위에 좋은 양배추와 브로콜리를 첨가해 기능성을 한층 높였다. 윌은 현재 하루평균 70만개, 월 273억원 이상 팔리는 식품업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다.

윌의 성공에는 한국야쿠르트 특유의 탄탄한 방문판매 조직도 크게 기여했다. 거미줄처럼 형성되어 있는 1만3500여명의 야쿠르트아줌마들이 고객을 만나 제품의 효능을 알렸다. 40년 가까이 축적된 한국야쿠르트의 마케팅능력도 힘을 발휘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윌의 광고와 홍보활동을 출시 이전부터 전개했다. 제품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광고비를 기존 제품의 2배 이상 투입했다. 이어 학술심포지엄 개최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