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에너지, GS이앤알로 새출발…'기름밥'으로 큰 GS, 에너지 덩치 키운다

신임 대표에 하영봉 前LG상사 사장
자원개발·해외발전사업 가속도
GS그룹이 LG상사와 공동으로 인수한 STX에너지가 ‘GS이앤알’(GS E&R)로 사명을 바꾸고 새출발한다.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는 하영봉 전 LG상사 사장(사진)이 내정됐다.

GS는 오는 25일 STX에너지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사명 변경과 신임 이사 선임 안건 등을 처리한다고 13일 발표했다. 새로운 사명인 GS이앤알은 전력(electricity)과 환경(environment), 에너지(energy)의 ‘E’와 자원(resource), 재생(renewable)의 ‘R’을 조합해 만든 것이다. STX에너지가 운영해온 △석탄발전 △해외자원개발 △신재생 에너지 등 다양한 에너지 관련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GS그룹은 STX에너지 인수를 계기로 정유사업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발전사업을 강화해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성장해간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특히 자원개발, 신재생에너지, 해외 발전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갈 계획이다. GS는 그동안 정유와 석유화학 위주의 사업구조를 바꾸기 위해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해왔다. 그룹 전체 매출(2012년 73조원) 중 66%를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가 차지할 정도로 정유와 석유화학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STX에너지가 매물로 나오자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STX에너지는 경북 구미와 경기 안산에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고 있고 강원 동해에 북평화력발전소를 건설 중이다. 석유유통 사업과 해외자원개발 사업 등도 활발히 추진해왔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을 마친 GS는 이달 말까지 STX에너지 인수를 완료할 예정이다.

GS그룹은 GS이앤알이 GS에너지, GS EPS, GS파워 등 다른 에너지 계열사와 해외 자원개발 및 국내외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 관계자는 “에너지 계열사뿐만 아니라 해외 자원개발에 강점을 가진 GS글로벌이나 발전소·플랜트 건설에 경쟁력을 갖춘 GS건설 등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임 대표로 내정된 하 사장은 부산 출신(1952년생)으로 연세대를 졸업하고 반도상사(현 LG상사)에 입사한 후 30여년을 종합상사에서 근무한 ‘정통 상사맨’이다. GS그룹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사업을 발굴하는 데 뛰어난 역량을 갖췄다고 소개했다.

하 사장은 2010년부터 LG상사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자원개발사업과 신시장 개척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 중남미 석유광구 진출, 인도네시아 유연탄광 인수, 중국 완투고 유연탄광 상업생산에 성공했다.

신시장 개척에서도 국내 기업이 진출하지 않았던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탈황처리 플랜트를 수주했고 인도네시아 팜 플랜테이션 사업, 국내 최초로 중국 석탄화학사업 진출 등의 성과를 거뒀다. 자원개발, 발전사업 등을 총괄 관리한 경험을 바탕으로 GS그룹의 에너지 관련 사업을 육성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하 사장은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고 글로벌 사업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회사를 경영하겠다”고 말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