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남북 고위급 접촉] 이산상봉 하자면서…北, 핵실험 준비 가속

풍계리 갱도 굴착공사 속도
북한이 핵실험을 위한 갱도 굴착 공사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13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지하 핵 실험장 인근의 상업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이후 굴착 작업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1개월여 만에 새로운 서쪽 갱도에서 나온 토사더미가 기존의 두 배 정도로 늘었다”며 1월4일과 2월3일 촬영된 위성 사진을 비교 제시했다.

1월에 찍힌 토사 더미는 총 2000㎥ 규모로 높이와 폭이 2m가량인 정사각형 모양의 갱도를 500m가량 파낸 것으로 추정된다. 2월 사진에서는 토사의 부피가 두 배가량으로 늘었고 따라서 한 달 동안 서쪽 갱도에 500m 정도를 더 팠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그러나 빠른 갱도 굴착 작업이 반드시 핵실험을 가속화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굴착 작업 중 갑자기 무른 암석 지대를 만나 속도가 날 수도 있다”고 했다. 다음 핵실험 위치와 관련, “남쪽 지역에 이미 2개의 완성된 갱도가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이 될지 불분명하다”고 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은 지도부의 지시만 있으면 한두 달 안에 핵실험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김관진 국방장관이 최근 ‘북한이 4차 핵실험 준비를 완료했다’고 밝힌 것은 ‘정확한 진단’”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위성사진으론 지난 1~3차 실험 당시처럼 핵실험이 임박한 징후를 찾아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