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교육감 선거 '오리무중'

2주째 예비후보 등록 없어…보수·진보 모두 단일화 추진
문용린 차기 총리설에 김상곤 경기도지사 출마설
교육감 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2주째를 넘겼지만 서울과 경기는 예비후보가 한 명도 등록하지 않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직 교육감의 정치권 진출설과 보수 및 진보진영 모두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등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되면서 ‘오리무중(五里霧中)’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외풍 거세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6일 현재 전국 17개 시ㆍ도 교육감 선거에 등록한 예비후보는 56명이라고 밝혔다. 이기용 현 교육감이 ‘4선 연임 제한’에 걸려 출마하지 못하는 충북에 8명이 등록하고 부산·충남·제주 등에 각각 6명이 예비후보로 나서는 등 상당수 지역에서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서울과 경기는 한 명도 등록하지 않아 대조를 보이고 있다. 서울과 경기는 현직 교육감이 비교적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는데다 수도권 특성상 정치권과의 교감이 중시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용린 서울교육감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교육부문 대선 공약 마련에 기여하는 등 친분이 두터워 대항마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문 교육감은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차기 총리설이 불거진 데 이어 최근에는 여권 내부에서 “보수 성향으로 보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등 일부 강경파는 문 교육감이 학생인권조례나 혁신학교 등 곽노현 전 교육감의 정책을 폐지하는데 다소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선거 이후 문 교육감의 총리 기용을 포함한 개각이 이뤄지거나, 혹은 여권 일부 강경파가 다른 보수 후보를 적극 천거하는 등 정치권의 ‘외풍(外風)’에 따라 보수진영 서울교육감 후보가 요동칠 수 있다.

김상곤 경기교육감 역시 몇 차례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선두권을 달리고 있지만 최근 안철수신당 영입설과 함께 경기도지사 출마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의 정계 진출 여부에 따라 경기교육감 선거구도도 흔들릴 수 있다.

○논의만 무성한 후보 단일화 보수진영과 진보진영 모두 후보자의 윤곽이 불명확한 가운데 단일화 논의만 앞서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후보자 자격에 ‘교육경력 3년’을 부활하는 법률 개정안이 이번 선거 이후로 늦춰지면서 보수진영에서는 고승덕 전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의 출마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일찌감치 서울교육감 출마의사를 밝힌 조전혁 전 의원은 서울 마포구에 사무실을 내고 활동하고 있으며 보수진영 단일화 논의에 참여할 의사를 보이고 있다. 이상면 전 서울대 교수는 최근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2012년 서울교육감 보궐선거 당시 문용린 후보가 ‘이번에 양보해 주면 다음 선거에 나오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흥사단교육운동본부 등 서울 36개 진보단체도 지난 4일 ‘2014 서울 좋은 교육감 시민추진위원회’(가칭) 구성을 위한 모임을 했다. 진보진영에서는 장혜옥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최홍이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조희연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태웅/강현우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