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급락 중소형 유통·건설株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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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리더에게 듣는다 - 최웅필 KB운용 밸류운용실 상무“코스피지수 자체가 싼 수준은 아닙니다. 지난해 주가수익비율(PER)이 12배였는데 올해는 기업이익이 기대에 못 미쳐 15배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글로벌 증시보다 매력적이지 않죠.”
독자적인 비즈니스모델 갖추고 현금흐름 좋은 종목 발굴
무학·골프존·동원산업 장기 투자…e커머스·전자결제 기업 주목
최웅필 KB자산운용 밸류운용실 상무(사진)는 18일 인터뷰에서 “올해 국내증시는 2000 전후의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며 “차별화된 종목장에 대응하는 투자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보수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형주 실적이 작년보다 개선되기 쉽지 않아 상대적으로 실적이 견조한 중소형주로 투자자의 시선이 쏠릴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이 같은 종목장세를 염두에 두고 KB자산운용은 지난 17일 ‘KB중소형주포커스자’ 판매를 재개했다. 이 펀드는 설정액 6119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중소형주 펀드로, 지난해 4월 자금이 몰려 ‘소프트클로징’(일시적 판매 중단)했다. 최 상무는 “지난해 중소형 가치주 성과가 좋아 자금이 급속도로 몰렸지만 당시 살 만한 주식이 없어 97%였던 주식 편입 비중이 80%까지 내려가 판매 중단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연초 조정을 거쳐 개별 종목들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높아진 구간으로 판단해 적극적으로 주식을 담으려 다시 열었다”고 말했다.
최 상무가 적극적으로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는 주식은 특정 업종보다 펀더멘털(기초체력)은 튼튼하지만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단기 급락했던 종목이다. 일부 유통주와 건설, 조선주가 해당된다.
최 상무는 국내 주식형펀드 중 최대 규모(설정액 2조5540억원, 17일 기준)인 ‘KB밸류포커스자’와 ‘KB중소형주포커스자’ 등을 합쳐 4조원대 자금을 운용 중이다. 저평가 주식을 선별해 장기 보유하는 ‘가치 투자’ 원칙에서 그는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현금 흐름이 좋은 기업에 주목한다. 무학, 골프존, 동원산업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종목을 장기간 꾸준히 매수해 KB자산운용이 이들 기업의 2대 주주에 올라 있을 정도다.
최 상무는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현금 흐름이 좋고, 회사 규모는 작지만 이익이 크게 줄어들지 않으면서 글로벌 성장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며 “높은 지분율은 부담이나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꾸준한 성장이 가능해 장기투자하면 펀드 성과에 크게 기여한다”고 귀띔했다.
최 상무는 최근 몇 년간 부각됐던 스마트폰 관련주 등 산업 사이클에 따른 테마주는 당분간 출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등 웬만한 종목은 다 나왔다”며 “그나마 e커머스, 전자결제, 광고 등 모바일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기업은 눈여겨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중소형주 펀드라도 30% 정도는 대형주를 편입한다. 최 상무는 “에스원, 코웨이 등을 보면 이익 성장성이 높지 않아도 견고한 실적으로 시장에서 주목받는다”며 “대형주 중에서도 이런 기업들은 높은 프리미엄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