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눈 깜박할 새 영화 다운…LTE보다 1000배 빠른 5G 온다

통신은 속도 전쟁
삼성·퀄컴 등 기술 공개…사물인터넷 구현에 필수

스마트폰은 가격 전쟁
프리미엄폰 시장 성숙기…기본 충실한 중저가폰 봇물
< 한·중·일 LTE 로밍 서비스 시연 >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2014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차이나모바일 부스에서 25일(현지시간) 관람객들이 KT, 차이나모바일, NTT도코모의 LTE 로밍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LTE보다 1000배 빠른 5세대(5G) 시대가 온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2014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는 5G 통신망과 보급형 스마트폰이 화두로 떠올랐다. 4G인 LTE 속도가 충분히 빨라지면서 통신업계가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선진국의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자 신흥국 보급형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5G 시대가 온다

삼성전자 퀄컴 화웨이 노키아솔루션네트웍스(NSN) 알카텔루슨트(ALU) NTT도코모 등은 이번 MWC에서 5G 콘셉트를 전시했다. 5G 통신망과 칩셋 통신장비 등을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 것인지 보여준 것이다. 5G 기술을 도입하면 무선인터넷 속도가 100Gbps(초당 기가비트)에 이른다. 현재 LTE(100Mbps·초당 메가비트)에 비해 1000배 빨라지는 셈이다. 이 속도면 800메가바이트(MB) 용량의 영화 한 편을 1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다. 모바일로 초고화질(UHD) 영상 콘텐츠를 즐기고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홀로그램 영상통화가 가능해진다.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을 적용해 영상회의, 자동차 운전 등도 할 수 있게 된다.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5G 기술은 아직 표준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통신 세대가 빨리 바뀌어야 장비를 팔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통신장비 업계가 너무 빨리 마케팅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모든 기기를 연결해 스스로 일을 처리하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시대에 꼭 필요한 기술이 5G다. 급속도로 늘어나는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5G 기술은 통신 서비스의 진화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며 “기존 농업과 제조업 유통업 등 다양한 산업군에 통신기술을 접목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5달러짜리 스마트폰 나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앞다퉈 보급형 스마트폰을 내놨다.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어온 고급형 스마트폰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다.

LG전자는 MWC에서 스마트폰 ‘F 시리즈’와 ‘L 시리즈3’를 공개했다. 두 시리즈 모두 300달러 전후 보급형 제품이다. 소니도 4.8인치 초고해상도(QH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중급형 스마트폰 ‘엑스페리아M2’를 공개해 보급형 전쟁에 가세했다. 최근 모토로라를 인수해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레노버도 보급형 제품인 ‘S 시리즈’를 대거 출품했다.

파이어폭스 운영체제(OS) 개발업체 모질라는 25달러짜리 초저가 레퍼런스(기준)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중국 저가형 칩 설계업체인 스프레드트럼사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내장했다. 인도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제품이다. 인터넷, 이메일 등 기본적인 기능만 갖췄다. 노키아도 처음으로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보급형 제품인 ‘노키아X’ 시리즈를 내놨다. ‘노키아X’는 89유로(약 13만원), ‘노키아X+’는 99유로(약 14만5000원)다. 시장분석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300달러 이상 고가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부터 3억2000만~3억3000만대 수준에서 정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1년 2억3790만대, 2012년 2억9220만대, 작년 3억2490만대로 급속도로 성장해온 고급형 시장이 주춤할 것이라는 얘기다.

바르셀로나=전설리/심성미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