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수자원公 등 5곳 정상화 계획 '퇴짜'…3년내 빚 42조 줄인다

'과다 부채' 공공기관 중점관리

기재부, 공공기관 부채 감축 계획
3조8천억 효과 공공요금 인상계획은 제동
사업 구조조정·자산매각 등 추진할 듯
< 심각 >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참석 위원들이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을 진 지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7일 발표한 ‘공공기관 부채감축계획’의 핵심은 과감한 보유 자산 매각과 부실 기관·사업의 통폐합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는 일부 건설 사업의 철수 방안 마련을 요구했고, 자본잠식 상태인 석탄공사는 기관 통폐합도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사업구조조정으로 군살빼기 이날 부채가 과다한 18개 공공기관은 사업 조정, 자산 매각 등으로2017년 부채 증가 규모를 당초 중장기계획 목표(85조5000억원)에서 42조원 더 줄인 43조5000억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지난달 말 각 기관은 39조5000억원의 감축 계획을 제출했지만 정부의 추가 자구안 제시로 감축 규모가 늘어났다.

분야별로 보면 사업 조정이 21조7037억원(51.7%)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자산 매각(8조7352억원), 경영 효율화(5조87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사업 구조조정은 사실상 사업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계획이 실행되면 이들 기관의 부채 규모는 당초 제출한 중장기 재무계획상의 497조원에서 455조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부채 비율도 올해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2017년에는 191%로 떨어진다. 당기순익은 올해부터 흑자로 전환해 2017년에는 8조3000억원의 흑자를 내게 된다. 295개 공공기관 전체로는 부채가 551조원, 부채 비율은 182%로 안정화된다. 하지만 정부는 각 기관이 제출한 3조8000억원 규모의 공공요금 인상 계획은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전기(2조원), 도로(8000억원), 철도(7000억원), 수도(3000억원) 요금을 올려 부채감축 효과를 내겠다는 기관들의 당초 계획에 제동을 건 것이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계획에 공공요금 인상은 전제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LH 건설사업 일부 철수”

정부는 18개 공공기관 중 LH 한국수자원공사 철도공사 철도시설관리공단 석탄공사 등 5개 공공기관의 부채감축계획에 대해 보완을 요구, 사실상 퇴짜를 놨다. 이들 기관은 부채감축계획을 실행해도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상황이다. LH에는 사업비의 20%를 민간에서 조달하는 것과 동시에 비효율 사업 철수, 사업 부문별 경쟁체제 도입 등을 요구했다. 최광해 기재부 공공정책 국장은 “LH 내에서도 건설부문은 1인당 사업비가 1억원 정도고, 개발부는 1인당 사업비가 5000만원 든다면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는 것”이라며 “효율이 낮은 쪽을 철수시키는 방법으로 과감히 구조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석탄공사는 경영정상화 방안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기관 통폐합까지 고려하고 있다. 수자원공사에는 사업 재구조화와 해외사업 재조정을 추가로 요구했다.

◆인력 감축·민영화는 빠져 전문가들은 과잉 인력 감축과 민영화 등 공공부문 개혁 핵심 과제로 지목돼온 방안이 빠져 있다고 평가했다. 사업 구조조정으로 일감이 줄어들면 인력도 감축해야 하지만 정부는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최 국장은 “2017년까지 신규 채용 인력 감축 등을 통해 점차적으로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민영화를 통한 경쟁체제 도입 등 경영 효율화를 위한 대책도 빠졌다. 최창규 명지대 교수는 “공공기관 내 경쟁체제를 도입 한다고 하지만 일반 기업과 경쟁하는 것보다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