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홍수 속 미래 불확실성 커지자…美 이코노미스트 몸값 '껑충'

미국 기업들이 경제 상황을 진단, 예측하는 이코노미스트를 대거 영입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보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미래는 점점 더 예측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민간기업에 종사하는 이코노미스트는 2009년 5510명에서 2012년 8680명으로 57%가량 늘었다. 대형은행 웰스파고는 2012년 1명을 고용했던 이코노미스트를 현재 6명으로 늘렸다. 톰 비어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이사는 “빅데이터 홍수 속에 많은 기업이 프로그래머를 사내에 두고 있지만 이 데이터 간 상관관계를 찾아 결론을 내려줄 수 있는 경제학자가 절실히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의 몸값은 변동성이 심한 시기일수록 높았다. 미국에서는 1970년대와 1980년대 기업들이 앞다퉈 이코노미스트를 영입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안정기에 접어들면 자연스럽게 이코노미스트에 대한 수요도 줄었다. 때마침 경제 분석 자료를 내놓는 기관도 줄줄이 생겨났다. 미 중앙은행(Fed)의 각종 산업지표부터 민간연구소 등의 전망 자료가 풍부해진 탓에 굳이 이코노미스트를 따로 고용할 이유가 없었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해외 진출로 덩치가 커진 대다수 기업은 불투명한 앞날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빅데이터가 도입돼 정보는 많아졌는데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해외시장 예측은 더 어려웠다. 이코노미스트의 역할도 과거와 달라졌다. 경제를 전망하는 전통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서로 다른 사업부에 일관된 정보를 전달해주는 정보처리사, 기업의 전략 자문 역할도 맡는다.

폴 토머스 인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가 노트북, 휴대폰, 컴퓨터 등을 어디서 어떻게 사용하는지 분석해 블루오션과 레드오션을 가려내는 일을 한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