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인도네시아 면세점 시장 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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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세계 1위 DFS 제치고 창이공항 입점…한국 면세점 동남아 돌풍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공항에서 12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장 면적은 875㎡로 이 공항 면세점 전체의 25%에 불과하지만 매출은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세계 1위 면세점인 미국 DFS를 제치고 이 공항 면세점 중 매출 1위에 올랐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롯데 신라 등 한국 면세점이 한류 열풍에 힘입어 세계 정상급 면세점을 맹추격하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롯데·신라, 나란히 톱10에 지금까지 세계 면세점 시장은 미국과 유럽 기업이 주름잡고 있었다. DFS와 스위스 듀프리, 독일 하이네만이 오랫동안 ‘3강 체제’를 유지했다. 최근 이런 구도에 균열이 생길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롯데 신라 등 한국 면세점이 급성장하면서다.
한류 열풍타고 2013년 매출 51억달러…글로벌 점유율 10%
롯데면세점은 2012년 28억87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세계 4위 면세점으로 올라섰다. 매출이 17.1% 늘면서 전년도 6위에서 두 계단 상승했다. 신라면세점은 2012년 17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순위가 9위에서 7위로 높아졌다.
롯데와 신라의 성장에 힘입어 한국 면세점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0%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각각 전년보다 12.3%와 12.0% 증가한 32억4189만달러와 19억54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두 면세점 매출을 합한 금액은 51억4729만달러로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추정한 지난해 세계 면세점 시장 규모 542억달러의 9.5%다. 동남아에 진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기도 하다. 롯데면세점은 수카르노하타공항과 싱가포르 창이공항 패션잡화 매장 등 해외에 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6월 괌 공항과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 시내 면세점을 추가로 열어 내년에 ‘글로벌 톱2’로 올라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1월 DFS를 제치고 창이공항 향수·화장품 매장 운영권을 따냈다. 이 매장은 오는 10월 문을 연다.
○한류 마케팅 강화
한국 면세점의 성장은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는 우호적인 환경 속에 상품 및 마케팅 경쟁력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2008년 116만명에서 지난해 432만명으로 5년 만에 3.7배로 증가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롯데면세점 매출의 45%를 차지할 만큼 국내 면세점 성장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한국 면세점의 적극적인 마케팅도 돋보인다. 신라면세점은 2010년 공항 면세점 중 세계 최초로 루이비통을 입점시켰다. 해외 면세점에서는 좀체 찾아볼 수 없는 에르메스는 롯데면세점 소공동 본점, 인천공항점, 잠실점, 신라면세점 본점 등에 들어와 있다. 최근 롯데는 소공동 본점에 명품시계 매장을 대폭 확대하기도 했다.
한류 스타를 앞세운 마케팅도 한국 면세점만의 특징이다. 롯데면세점은 장근석 김현중 슈퍼주니어 등 한류스타 33명을 모델로 기용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중국인이 좋아하는 롤렉스 시계 경품 행사를 벌이는 등 중국인 관광객에게 특화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유승호/서정환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