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점점 좁아지는 청년 취업문, 이리 될 줄 진정 몰랐나

올 상반기 취업문이 작년보다 더 좁아질 것이라고 한다. 취업정보 전문업체인 잡코리아에 따르면 30대 그룹 가운데 16곳만 대졸 신입사원을 공채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나마 포스코 KT 등 5곳은 아직 채용 규모를 확정하지도 못했다. 나머지 11개 그룹만 보더라도 채용인원은 모두 1만4335명으로 작년보다 1.1%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하반기에도 나아질 게 없다는 소리가 나온다.

당초 우려했던 그대로다. 이미 올해 초 주요 기업들이 산업부 장관 간담회 등을 통해 고용 확대가 어렵다고 토로했던 터다. 당장 치솟기만 하는 임금 코스트가 감당이 안 되는 탓이다. 통상임금 확대에다 정년 60세 연장,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기업들이 추가로 부담할 고용비용이 계산불능일 정도다. 수조원을 넘는다. 간판 기업들 사이에서는 임금 부담이 30~40%까지 높아졌다고 한숨이다. 중소기업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그런데도 정년만 덜컥 연장했을 뿐 임금피크제를 할지 말지 논의조차 없다. 신규 채용은커녕 기존 고용을 유지하기만 해도 다행이다. 고용률이 다소 높아졌다고 하지만 청년들의 일자리는 태부족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의 고용률은 2012년 59.4%에서 2013년 59.5%로 조금 좋아진 반면 정작 15~29세 고용률은 40.4%에서 39.7%로 더 나빠졌다. 처음으로 40%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청년실업의 주계층인 20대 고용률은 전년보다 1.3%포인트나 추락했다. 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서 2017년까지 청년 일자리를 50만개 늘려 고용률을 47.7%로 높이겠다고 큰소리 치는 게 아찔하게 들린다. 일자리는 뻔한데 청년도, 여성도, 중장년도 모두 취업기회를 확대해준다는 말밖에 없다. 그런데 누가 고용하나?

노동시장 기득권이 강화될수록 진입장벽은 높아진다. 결국 청년들을 비정규직으로 몰아가고, 미래세대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에 불과하다. 전일제 일자리 하나를 쪼개 시간제 일자리를 둘로 만들자고 하지만, 고용 유연성이 전제되지 않으면 탁상공론이다. 편법은 편법일 뿐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임금 개혁, 노동 개혁 외엔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