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미군기지 땅 주인은 정부" 대법 판결

국방부-서울시 소유권 다툼 끝나

주한 미군기지의 경기 평택 이전과 함께 반환될 서울 용산구 미군기지 부지 소유권은 정부라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4일 용산 미군기지 소유권을 놓고 정부와 서울시가 벌인 법정 공방에서 최종적으로 정부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날 정부가 “미군 부지 2934㎡(약 887평)에 대한 소유권을 넘겨달라”며 서울시와 용산구를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서울 이태원동 해당 부지는 1900년 조선총독부 소관으로 관리되다가 1952년 주한미군에 공여돼 주한유엔군사령부 부지 등으로 사용됐다.

국방부는 미군이 해당 부대를 평택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확정되자 이곳에 주상복합아파트와 상업·업무용 빌딩을 짓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등기가 서울시와 용산구로 돼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일제시대에 조선총독부 소관으로 있던 국유재산은 정부 수립과 동시에 국가 소유가 된다”며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하지만 서울시와 용산구는 1970~1980년대 구 지적법에 따라 재무부 장관과 협의를 거쳐 적법하게 소유권 이전이 이뤄졌고, 당시 대통령과 국무총리도 이전을 지시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재무장관은 일관되게 소유권 이전 협의 요청을 거부했고, 국무총리나 대통령의 지시도 관련 지적법 개정 등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일 뿐 소유권 이전을 지시한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또 소유명의자로서 10년간 평온·공연하게 점유해 취득시효가 완성됐다는 서울시 측 주장에 대해서도 “미군에 공여된 해당 부동산은 국방장관이 관리함으로써 오히려 국가가 간접점유한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