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우리F&I 매각, 빨리 매듭져라"

가격협상 지지부진하자
금융당국, 독려 나서
▶마켓인사이트 3월3일 오전 10시43분

우리F&I의 매각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금융당국이 직접 나섰다. 그동안 진척이 없던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27일 우리금융과 대신증권의 우리F&I 매각을 담당하는 실무자를 불러 협상 진행 상황을 보고받았다. 대신증권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3개월이 되도록 협상에 진척이 없자 양측 입장을 들어보겠다며 소집한 자리다. 참석자들은 “협상을 빨리 진행하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우리F&I는 변변한 협상조차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몇 가지 쟁점이 있으나 가장 큰 관건은 매각 가격 차이다. 당초 대신증권은 본실사 때 발견한 우발채무 때문에 15%(630억원)까지 가격을 깎아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반면 우리금융지주는 1%(42억원) 이상 할인은 어렵다고 맞섰다.

특히 국회에서 조세특례제한법이 개정되지 않으면서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매각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우리금융 경영진이 우리F&I, 우리투자증권 등 알짜 계열사 매각을 주저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아다닌다.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NH농협금융 측과도 본실사 이후 제대로 된 협상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리금융 경영진이 2월 임시국회에서 지방은행 매각을 위해 세법을 통과시키는 데 우선순위를 둔 탓에 다른 계열사 매각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측면도 있다”며 “앞으로는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협상이 장기화하면 기업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관행대로 가격조정 한도(6.2%) 내에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우리F&I 배당금 조정을 통해서도 입장차를 줄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대신증권이 제안한 인수가격은 약 4200억원이므로 최대한 깎을 수 있는 금액은 260억원이다. 우리금융은 우리F&I 협상을 먼저 타결한 뒤 우리투자증권 매각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좌동욱/강지연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