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캐스팅 된 패션, 백화점으로 간다

20~30대 고객 잡으려…롯데·현대百 대거 입점
주요 백화점이 온라인 의류쇼핑몰 브랜드와 가두점(길거리 매장)에서만 영업하던 ‘스트리트 패션’을 대거 유치하고 있다. 싼값과 편리함을 찾아 온라인쇼핑몰과 아울렛 등으로 빠져나가는 20~30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부터 진행 중인 봄·여름 매장 개편에서 ‘영(young) 브랜드’ 30개를 새로 들여놨다. 이번 매장 개편을 통해 도입한 브랜드 85개 중 35.3%를 영 브랜드가 차지한 것이다. 영 브랜드는 온라인 브랜드와 스트리트 패션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20~30대 고객이 많이 구매하는 캐주얼 의류를 말한다. 주로 개인사업자나 디자이너가 운영한다는 점에서 삼성에버랜드 LG패션 등 의류 기업이 운영하는 브랜드와 구별된다. 매장 수 기준으로는 56개의 영 브랜드 매장이 새로 생겼다. 이로써 롯데백화점에 입점한 영 브랜드는 70개, 매장은 216개로 늘었다. 립합 톰앤래빗 등이 롯데백화점에 새로 들어왔다. 립합은 스무 살에 연 매출 4억원을 올려 ‘4억 소녀’라는 별명을 얻은 김예진 씨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다. 독특한 디자인의 캐주얼 의류로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톰앤래빗은 ‘로맨틱 캐주얼’을 내세우는 온라인 여성 의류 브랜드다. 미국 뉴욕에서 시작한 신발 브랜드 스티브매든도 지난달 처음으로 롯데백화점에 입점했다.

현대백화점도 영 브랜드를 대폭 늘렸다. 현대백화점은 온라인 남성 패션 브랜드 조군샵을 지난달 신촌점 유플렉스에 들여놓았다. 조군샵은 지난해 280억원의 매출을 올린 국내 최대 남성 패션 전문 온라인 쇼핑몰이다. 이 밖에 남성 의류 더 셔츠 스튜디오, 여성 의류 부루&쥬디 등 그간 가두점에서만 영업하던 브랜드가 현대백화점에 입점하기로 했다.

김보영 롯데백화점 영패션 선임상품기획자는 “20~30대 중에서는 기존 백화점 입점 브랜드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파는 옷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다”며 “이들을 백화점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영 브랜드를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