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테이트미술관장 26년 장수비결은 '상상력'

니콜라스 세로타 총관장 방한

현대차와 11년 장기 파트너십
세계 미술계 파워인물 중 3위
“현대자동차와 11년 장기 파트너십을 맺음으로써 테이트미술관은 현대미술 발전의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습니다.”

영국의 세계적 미술관 그룹인 테이트(TATE)의 총관장 니콜라스 세로타 경(卿·사진)은 7일 주한영국문화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대자동차와의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 체결의 의미를 높이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

26년째 테이트갤러리의 수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는 영국 최고 권위 미술상인 터너 프라이즈 심사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지난해 ‘아트리뷰’가 선정한 세계 미술계 100대 파워 인물 3위에 오른 거물급 미술인이다.

세로타 경은 총관장으로서 장수한 비결을 “우수한 큐레이터들의 무한한 상상력 덕분이며 나는 그들이 마음껏 포부를 펼칠 수 있게 재정적, 제도적 후원을 해준 게 전부”라며 공을 조직원에게 돌렸다. 그는 부임 첫해인 1988년 20%였던 미술관 재정자립도를 지난해 70% 수준으로 높였다. 11만명에 달하는 후원회원의 기부가 큰 힘이 됐다. 현대자동차의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테이트는 앞으로 10년간 매년 가을 테이트 모던 갤러리에서 ‘현대 커미션’전을 연다. 그동안 아니시 카푸어, 아이웨이웨이 등 현대미술 거장들이 이 홀에서 전시를 열어 주목받았다. 세로타 경은 “그동안 기업과의 파트너십은 단기 계약이어서 장기적 안목의 전시를 열기 어려웠다”며 “이번 파트너십으로 세계 유망 작가들에게 도약의 발판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들어 아시아 작가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는 그는 “한국 작가들도 현대 커미션전을 통해 세계무대에 한국 미술의 저력을 뽐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파트너십 체결과 함께 구입한 백남준 작품 9점을 올 하반기에 전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원홍 현대자동차 마케팅사업 담당 전무와 마틴 프라이어 주한영국문화원장도 함께 참석했다. 조 전무는 “테이트와 현대는 글로벌 창조와 혁신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서로 같은 가치를 추구해 파트너십을 맺게 됐다”고 밝혔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