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임대 전성시대] 게스트하우스·BnB 이용자, 관광호텔 수준 육박

늘어나는 외국인 단기임대
지난 주말 서울 연남동 홍익대 인근 ‘게스트하우스 거리’. 여행용 가방을 들고 이동하는 외국인 행렬이 이어졌다. 지하철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동진시장 뒷골목과 연남동 주민센터로 이어지는 이 거리에는 외국인을 상대로 한 단기 임대시설인 게스트하우스 30여곳이 영업 중이다.

연남동 A공인 관계자는 “홍대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홍대지하철역 인근 핵심 상권보다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싼 연남동 일대에 외국인용 숙박시설이 늘고 있다”며 “공항철도 개통 이후 교통이 더욱 편리해져 연남동 일대의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외국인을 상대로 한 단기임대 시설이 늘고 있다. 서울 홍대·명동 인근에는 게스트하우스가 속속 들어섰고 광화문·강남 등지에는 침대와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BnB’(Bed&Breakfast)라는 숙소도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을 찾은 외국인(1004만5000명)은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고, 게스트하우스 홈스테이 BnB 등 도시민박 이용률은 17.7%에 달했다. 특급호텔(13.3%)을 넘어 관광호텔(21.0%) 수준까지 육박한 것이다. 서울에 공식 등록된 도시민박업체는 총 383곳(지난달 기준)이다. 미등록 업체까지 합치면 500곳이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게스트하우스는 월셋집을 임대받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최모씨(59)는 퇴직 후 연남동에 연면적 198㎡(60평)짜리 2층 단독주택을 보증금 1억원, 월세 400만원에 빌려 방 6개짜리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전기와 가스 등 각종 공과금을 제외하고도 400만원가량이 순익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게스트하우스는 일반적으로 건물 전체를 임대해 운영한다. 서교동 B공인 관계자는 “게스트하우스가 인기를 끌면서 건물 임대료가 1년 전에 비해 10% 정도 올랐다”며 “임차인이 보통 5년 장기 임대 계약을 맺는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단독주택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인근 원룸이나 투룸을 2~3개씩 임대해 리모델링한 뒤 게스트하우스로 이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일부는 아파트를 임대해 BnB나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기도 한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