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수익률 높은 두산·코오롱·대교 등 관심을…거래량 적은 대신증권우·현대차우 장기보유를
입력
수정
지면B3
WOW NET으로 돈벌자 - 저금리·저성장시대 고배당 매력…알짜 우선주 고르기우선주가 증시 시세표 상승률 상위종목의 대다수를 차지한 지도 1년 가까이 돼가고 있다. 지난달엔 우선주 수익률이 8년 만에 보통주를 넘어서기도 했다. 증시가 좁은 박스권을 오가며 보통주 수익률이 한계에 달했고,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수익률이 투자자의 시선을 끈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우선주는 발행 및 유통물량이 적어 가격 조작의 위험이 큰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시장의 관심은 우선주 ‘옥석(玉石) 가리기’로 접어든 분위기다. ○보통주와 주가 차 여전히 커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 분석에 따르면 지난 7일 현재 140개 우선주 종목 중 보통주보다 주가가 낮은 종목은 전체의 62.14%인 87개다. 보통주와 우선주 간 주가 차이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76개 종목의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보다 20% 이상 낮았다.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보다 40% 이상 낮은 종목도 세방(59.44%), 코오롱인더(58.17%), 대림산업(56.86%), 금호석유(56.67%), 넥센타이어(56.18%), LG생활건강(55.78%) 등 57개에 달했다.
8년만에 보통주 수익률 추월… 무차별적 상승보다는 '옥석가리기' 본격화 예상
보통주와 가격차 큰 삼성물산우·LG전자우 등…종목중심 선별적 대응 필요
시가총액 상위종목 우선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19.53%), 현대차(44.15%), LG화학(38.87%), 두산(49.45%), LG전자(52.61%), 현대건설(33.16%) 등 대형주들도 보통주와 우선주 간 주가 격차가 꽤 났다.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인 데다,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높은 배당수익률이 강점으로 부각되면서 우선주 주가가 크게 뛰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8년 만에 우선주와 보통주 간 수익률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2000년 1월을 100포인트로 잡은 뒤, 2월 말 주가와 비교하면 우선주 수익률은 533포인트다. 보통주는 488포인트였다. 우선주 수익률이 보통주보다 높았던 것은 2006년 초 이후 8년여 만이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우선주의 보통주 대비 가격비율은 57% 수준”이라며 “1월21일 51%를 저점으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배당락 이후 우선주 주가가 일시 조정을 받으면서 가격 매력도가 높아졌다”며 “삼성전자 배당성향 증가 등 기업들이 배당금을 기반으로 주주친화적 움직임을 강화할 전망이란 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2월부터 우선주 매수에 참여하면서 수급 상황이 개선된 점도 우선주 강세 배경이다.
투자자들의 투자 패러다임 변화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예전 투자자들은 대세 상승장 등에서 주가 상승에 따른 높은 시세차익을 기대한 반면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장기 박스권에선 안정적인 수익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소액 투자자에겐 별 실속 없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많은 배당을 주는 점을 재평가했다는 것이다.
최근 보통주의 의결권 가치는 신규 순환출자 금지 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 소액주주 보호 강화, 지주회사 전환 등에 따른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 감소 등 영향으로 크게 떨어진 것으로 평가받는다.○본격적인 玉石 구분 시작
우선주를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생겼지만 이미 우선주 주가가 많이 상승해 옥석 가리기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양해정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작년에 비해 우선주와 보통주의 배당수익률 격차가 줄었고, 금리인상 가능성도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며 “여전히 보통주와 가격차가 큰 현대차우, LG화학우, LG전자우, 삼성물산우 등 종목 중심의 선별적 대응을 권한다”고 했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보통주 대비 괴리율이 크고 시가총액 500억원 이상, 하루 평균 거래량 5000주 이상을 충족하는 종목들을 가려볼 필요가 있다”며 대림산업우, 대교우B, 금호석유우, SK케미칼우 등을 추천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기업이 그동안 배당에 소극적이었던 만큼 추가 배당여력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우선주 중에서도 배당수익률이 높은 두산과 코오롱, SK이노베이션, 대교, GS, 현대차, LG하우시스 등의 우선주에 선별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와우넷 전문가인 장태웅 대표도 “거래량이 적은 우선주는 장기 보유를 고려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6%의 배당수익이 기대되는 대신증권우선주나 기업가치와 전망 대비 우선주 가격이 싼 현대차우선주가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