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로 장기투자] '소장펀드'에 月 50만원 10년 부으면 1억1000만원 '목돈'

(1) 과거 수익률에 소득공제 효과 따져보니

年 600만원 한도 40% 소득공제
월복리 3% 적금 수익률의 5배
매년 3조원 이상 증시 유입 기대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주식형펀드 50여종이 오는 17일 일제히 출시된다. 중산층과 서민층이 매달 또는 매년 일정액을 5~10년간 적립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다. 세제 혜택이 주어지고, 다른 상품보다 기대수익률이 높다는 점에서 ‘제2의 적립식펀드’ 붐이 일지 관심을 끌고 있다.

◆납입액 40%까지 소득공제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는 총급여 5000만원 이하의 근로소득자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총급여 기준에서 야근수당이나 6세 이하 자녀보육수당 등 비과세 급여는 제외된다. 가입 후 연급여가 8000만원이 될 때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그대로 유지된다.

연간 최대 납입금액은 600만원이다. 매달 50만원씩 붓거나 특정 시기를 정해 1년에 한 번 600만원을 넣어도 된다. 납입액 대비 40%(최대 24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5년 이상, 최장 10년까지 유지하는 조건이다. 5년 내 해지하면 그동안 환급받은 세금을 모두 반납해야 한다. 소장펀드는 내년까지만 가입 가능한 한시 상품이다.

김인응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장은 “주식형펀드에 대한 배당소득세 비과세에다 소득공제 혜택까지 주어진 만큼 매년 600만원을 10년간 납입하되 몇 개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월 50만원, 10년 후 1억1000만원

소장펀드에 가입하면 예상 수익률이 얼마나 될까. 원금손실 위험이 있는 주식형펀드라도 장기간 가입하면 안정성이 꽤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펀드평가회사인 KG제로인에 따르면 순자산 100억원 이상 국내 주식형펀드 중 10년 넘는 장수펀드 59종의 지난 5년간 누적 수익률(6일 기준)은 평균 90.01%로 집계됐다. 10년 평균 수익률은 156.9%였다. 최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90.01%(동양프리스타일1)였고, 최고는 362.41%(신영밸류고배당)에 달했다. 평균 수익률을 기준으로 할 경우 소장펀드에 매달 50만원씩 적립한다면 10년 뒤엔 원금(6000만원)에다 약 4550만원의 추가 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매년 환급받게 되는 소득공제액(약 400만원)을 더하면 추정 이익금은 4950만원으로 늘어난다. 제로인 관계자는 “6000만원을 한꺼번에 적립하는 게 아니라 매달 50만원씩 납입하기 때문에 수익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해도 10년 뒤에는 1억1000만원의 목돈을 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총투자액 대비 수익률은 80%를 웃돈다. 연 3%짜리 복리형 적금에 10년간 넣었을 때 받을 수 있는 이자(16.7%)보다 5배가량 많다.

◆매년 3조원…“자본시장 활기”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계는 소장펀드가 침체된 증시를 살리는 촉매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달 꼬박꼬박 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이 대거 국내 주식 매집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소장펀드에 가입할 가능성이 있는 총급여 3000만~5000만원의 근로자는 280만명 정도다. 김철배 금투협회 집합투자서비스본부장은 “줄잡아 50만명만 매달 50만원씩 납입해도 매년 3조원이 최장 10년간 증시로 유입되는 것”이라며 “국내 증시의 튼튼한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사들은 소장펀드 출시에 발맞춰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예컨대 유진투자증권은 오는 5월까지 소장펀드 가입자에게 연 6%짜리 고금리 환매조건부채권(RP)을 판매한다. 이달 말 등장하는 하이일드펀드도 자본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하이일드펀드는 총자산의 30% 이상을 비우량 채권이나 코넥스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신 분리과세 혜택을 준다. 거액 자산가를 유인하기 위한 조치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