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감사는 없어도 되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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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감사 자리가 8개월째 비어 있다. 감사원 출신 박수원 전 감사가 3년 임기를 마치고 지난해 7월10일 퇴임한 이후 후임자를 임명하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 감사는 업무 및 회계 감사, 내부통제의 적정성 점검 및 평가, 감찰업무 등을 담당한다. ‘금융 검찰’로 불리는 금감원이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 내부에서 ‘감시’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다. 금감원 감사직이 8개월이나 공석으로 남아 있는 데는 복잡한 사정이 있다. ‘모피아(재무부 출신 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의 금감원 요직 독식 논란, 동양그룹 사태와 관련한 감사원의 금융당국 특별감사, 감사원 출신 내정자의 전력 등이 맞물리면서 임명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지난해 박 감사가 퇴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금융위원회는 진웅섭 당시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현 정책금융공사 사장)을 후임자로 사실상 내정했다. 하지만 “최수현 금감원장, 최종구 수석부원장에 이어 감사 자리까지 모피아가 독식한다”는 비판 여론이 부담이 됐다.

지난해 12월에는 주승노 당시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주 본부장이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재정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의 ‘내곡동 사저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일어, 주 본부장의 내정도 없었던 일이 되고 말았다. 이때부터 후임자 인선 작업은 완전히 중단됐고 지금까지 3개월이 더 흘렀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