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스타(20)] '언니의 파우치' 속 비밀병기가 궁금하다면…
입력
수정
[ 김효진 기자 ] 여성들의 '파우치'는 비밀 가방이라고 불린다. 화장대를 축소해 놓은 파우치 속에는 각자의 뷰티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 공개되는 톱스타들의 파우치 속 화장품은 품절 사태를 빚기도 한다.
'언니의 파우치'는 여성들의 파우치를 낱낱이 파헤치는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건장한 체격의 전지훈 라이클 대표이사(사진)가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전 대표의 세심함은 그러나 여성 못지않다. '언니의 파우치' 애플리케이션은 오렌지와 화이트, 블랙 색상의 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이용자 환경(UI) 또한 시원하고 깔끔하다.
출시된 지 6개월 여 만에 27만 다운로드를 넘길 정도로 인기다. '파우치 털이', '뷰티제품 대방출'을 목표로 해서다.◆ "리뷰 남기는 법 따로 있어요"
'언니의 파우치'는 무엇보다 상업성을 배제한 화장품 리뷰로 승부수를 걸었다. 앱을 처음 시행하면 게임 처럼 '튜토리얼(Tutorial)'이 있는 게 특징이다. 튜토리얼을 따라 가면서 '언니의 파우치' 이용 방법을 상세히 알게된다.
리뷰는 화장품부터 메이크업 방법, 스킨케어와 관련한 내용만 올릴 수 있게 했다. 단순한 캡처 이미지나 무성의한 리뷰는 수정을 요청하거나 삭제한다. 또 특정 상품에 대한 광고가 게재되면 공식적으로 항의하고, 필요시 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신고 절차를 밟는다. 엄격한 리뷰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남다른 이유가 있다."기존 모바일 시장에서 화장품 컨텐츠는 잡지 형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여성마다 피부 타입이 다르고, 선호하는 화장품 또한 다른데 통속적인 컨텐츠만 제공하고 있었던 거죠. 서포터즈 그룹과 인터뷰를 해 본 결과, 실제 이용자들의 화장품 리뷰를 가장 선호하더라고요. SNS에서는 활동하는 동안 이용자 평판이 쌓이기 때문에 '리뷰 알바'를 골라낼 수도 있습니다"
전 대표는 SNS의 '자정 작용'을 믿으면서 리뷰의 질을 높이는 데도 신경썼다. 마음에 드는 리뷰에 하트를 보내는 기능이나 팔로잉, 별점 등 재미 요소를 곳곳에 넣었다. 활동 중 얻게 되는 뱃지는 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 '린 스타트업', 변하고 또 변화한다'언니의 파우치'가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춘 것은 불과 1개월 전이다. 라이클이 애초부터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을 표방했기 때문이다. 몸집을 최대한 가볍게 시작한 뒤 이용자의 반응을 통해 성장하는 방식이다.
"2011년 7월 처음 창업을 하기로 결정했을 때에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모바일로 옮겨오자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기존 유명 포털사이트의 카페도 모바일 앱으로 출시되지만, 동일한 UI, UX를 사용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거든요. 처음에는 뷰티, 영화, 수능이란 세 가지 주제로 운영했고, 이 중 뷰티 커뮤니티의 몰입도가 가장 높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전 대표는 특히 '언니의 파우치'라는 브랜드가 다수의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와 차별성이 있고, 몰입도 또한 높다고 자부한다. 충성도가 강한 이용자들의 피드백(feedback)을 통해 '뷰티 리뷰'와 '뷰티 Q&A' 등 서비스의 기본 얼개를 만들어 왔다. 물론 앞으로 방향도 변화할 예정이다.
현재 '언니의 파우치'의 일평균 사용자수(DAU)는 1만5000명~2만명 수준이다. 하루 평균 1000개의 리뷰가 쌓이고, 또한 2000~3000개 이상의 Q&A 등 기타 글이 올라온다.
◆ '언니의 파우치' 기존 쇼핑몰과 연계?
'언니의 파우치'에 쌓이는 리뷰들은 큰 재산이다. 전 대표는 이용자들의 반응을 취합, 선호하는 브랜드를 비롯한 각종 정보들을 알고리즘을 통해 수집하고 있다. '빅 데이터(Big Data)' 시대를 염두에 둔 작업이다. 향후에는 기존 쇼핑몰과의 협업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 대기업은 백화점, 홈쇼핑, 마트 등 쇼핑 계열사를 두고 있지만, 각 채널에서 쌓이고 있는 리뷰들이 통합 제공되지는 않습니다. 쇼핑 계열사끼리 리뷰가 공유만 돼도 이용자들의 편의성은 대폭 증가할 겁니다. 또 해당 쇼핑몰들은 쿠폰이나 적립금을 따로 챙겨줄 정도로 리뷰에 공을 들이지만 아직 성과는 미미하거든요. 단순 리뷰가 양질의 리뷰로 바뀌면 매출이 증대하는 요인이 될 텐데 말이죠"
'언니의 파우치'는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통해 기존 쇼핑몰에서도 리뷰를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테스트 중이다. 모든 쇼핑몰과 '언니의 파우치'에 리뷰가 동시에 쌓이는 방식이다.
'언니의 파우치'는 스타트업 인큐베이인 '프라이머'가 투자했다. 2013년 프라이머 엔턴십 프로그램에서 시작해 인큐베이팅 팀으로 이어졌고, 지난 달에는 글로벌 시장형 창업 연구개발(R&D)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장 3년간 엔젤투자(1억원 내외)에 정부 R&D자금(최대 5억원)이 지원될 예정이다.전 대표는 "남자이기에 오히려 '언니의 파우치' 이용자에 대한 편견 없이 운영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며 "1위가 없는 뷰티 서비스 시장에서 선두주자가 되겠다"고 힘줘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언니의 파우치'는 여성들의 파우치를 낱낱이 파헤치는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건장한 체격의 전지훈 라이클 대표이사(사진)가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전 대표의 세심함은 그러나 여성 못지않다. '언니의 파우치' 애플리케이션은 오렌지와 화이트, 블랙 색상의 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이용자 환경(UI) 또한 시원하고 깔끔하다.
출시된 지 6개월 여 만에 27만 다운로드를 넘길 정도로 인기다. '파우치 털이', '뷰티제품 대방출'을 목표로 해서다.◆ "리뷰 남기는 법 따로 있어요"
'언니의 파우치'는 무엇보다 상업성을 배제한 화장품 리뷰로 승부수를 걸었다. 앱을 처음 시행하면 게임 처럼 '튜토리얼(Tutorial)'이 있는 게 특징이다. 튜토리얼을 따라 가면서 '언니의 파우치' 이용 방법을 상세히 알게된다.
리뷰는 화장품부터 메이크업 방법, 스킨케어와 관련한 내용만 올릴 수 있게 했다. 단순한 캡처 이미지나 무성의한 리뷰는 수정을 요청하거나 삭제한다. 또 특정 상품에 대한 광고가 게재되면 공식적으로 항의하고, 필요시 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신고 절차를 밟는다. 엄격한 리뷰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남다른 이유가 있다."기존 모바일 시장에서 화장품 컨텐츠는 잡지 형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여성마다 피부 타입이 다르고, 선호하는 화장품 또한 다른데 통속적인 컨텐츠만 제공하고 있었던 거죠. 서포터즈 그룹과 인터뷰를 해 본 결과, 실제 이용자들의 화장품 리뷰를 가장 선호하더라고요. SNS에서는 활동하는 동안 이용자 평판이 쌓이기 때문에 '리뷰 알바'를 골라낼 수도 있습니다"
전 대표는 SNS의 '자정 작용'을 믿으면서 리뷰의 질을 높이는 데도 신경썼다. 마음에 드는 리뷰에 하트를 보내는 기능이나 팔로잉, 별점 등 재미 요소를 곳곳에 넣었다. 활동 중 얻게 되는 뱃지는 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 '린 스타트업', 변하고 또 변화한다'언니의 파우치'가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춘 것은 불과 1개월 전이다. 라이클이 애초부터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을 표방했기 때문이다. 몸집을 최대한 가볍게 시작한 뒤 이용자의 반응을 통해 성장하는 방식이다.
"2011년 7월 처음 창업을 하기로 결정했을 때에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모바일로 옮겨오자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기존 유명 포털사이트의 카페도 모바일 앱으로 출시되지만, 동일한 UI, UX를 사용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거든요. 처음에는 뷰티, 영화, 수능이란 세 가지 주제로 운영했고, 이 중 뷰티 커뮤니티의 몰입도가 가장 높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전 대표는 특히 '언니의 파우치'라는 브랜드가 다수의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와 차별성이 있고, 몰입도 또한 높다고 자부한다. 충성도가 강한 이용자들의 피드백(feedback)을 통해 '뷰티 리뷰'와 '뷰티 Q&A' 등 서비스의 기본 얼개를 만들어 왔다. 물론 앞으로 방향도 변화할 예정이다.
현재 '언니의 파우치'의 일평균 사용자수(DAU)는 1만5000명~2만명 수준이다. 하루 평균 1000개의 리뷰가 쌓이고, 또한 2000~3000개 이상의 Q&A 등 기타 글이 올라온다.
◆ '언니의 파우치' 기존 쇼핑몰과 연계?
'언니의 파우치'에 쌓이는 리뷰들은 큰 재산이다. 전 대표는 이용자들의 반응을 취합, 선호하는 브랜드를 비롯한 각종 정보들을 알고리즘을 통해 수집하고 있다. '빅 데이터(Big Data)' 시대를 염두에 둔 작업이다. 향후에는 기존 쇼핑몰과의 협업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 대기업은 백화점, 홈쇼핑, 마트 등 쇼핑 계열사를 두고 있지만, 각 채널에서 쌓이고 있는 리뷰들이 통합 제공되지는 않습니다. 쇼핑 계열사끼리 리뷰가 공유만 돼도 이용자들의 편의성은 대폭 증가할 겁니다. 또 해당 쇼핑몰들은 쿠폰이나 적립금을 따로 챙겨줄 정도로 리뷰에 공을 들이지만 아직 성과는 미미하거든요. 단순 리뷰가 양질의 리뷰로 바뀌면 매출이 증대하는 요인이 될 텐데 말이죠"
'언니의 파우치'는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통해 기존 쇼핑몰에서도 리뷰를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테스트 중이다. 모든 쇼핑몰과 '언니의 파우치'에 리뷰가 동시에 쌓이는 방식이다.
'언니의 파우치'는 스타트업 인큐베이인 '프라이머'가 투자했다. 2013년 프라이머 엔턴십 프로그램에서 시작해 인큐베이팅 팀으로 이어졌고, 지난 달에는 글로벌 시장형 창업 연구개발(R&D)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장 3년간 엔젤투자(1억원 내외)에 정부 R&D자금(최대 5억원)이 지원될 예정이다.전 대표는 "남자이기에 오히려 '언니의 파우치' 이용자에 대한 편견 없이 운영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며 "1위가 없는 뷰티 서비스 시장에서 선두주자가 되겠다"고 힘줘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