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배낭여행 같은 자유 들려줄게요"

14일 역삼동 LG아트센터서
'러시아워 콘서트' 여는 하림
“월드 뮤직은 ‘여행’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요. 삶에 대한 고민은 사실 한 발짝 떨어져 보면 쉽게 해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여행이 그렇듯, 월드 뮤직도 우리 삶에서 잊혀진 ‘자유’를 찾게 만들어주죠. 이번 공연에서 그런 자유를 느끼게 해드리고 싶어요.”

한국 음악계에 월드 뮤직을 꾸준히 소개해온 가수 하림(본명 최현우·사진)이 오는 14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러시아워 콘서트’ 무대에 오른다. 이 콘서트는 차량 정체 구간인 테헤란로 주변의 직장인들이 러시아워 동안 짧은 콘서트를 관람하고 여유 있게 귀가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2011년부터 진행됐다. 오후 7시에 시작해 단 한 시간만 공연한다. 티켓 가격은 전석 2만원. 하림은 ‘출국’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등의 히트곡은 물론 윤종신, 조정치와 함께하는 ‘신치림’ 활동 등으로 유명하지만 월드 뮤직 전파에도 앞장서왔다. 월드 뮤직은 전 세계의 민속음악과 전통음악이 동시대에 맞춰 진화한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영·미 중심의 팝음악이 아닌 음악을 일컫기도 한다.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그는 월드 뮤직의 매력으로 ‘자유’를 손꼽았다. “가요나 팝이라고 자유로울 수 없는 건 아니에요. 문제는 음악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에 달린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프랑스, 아일랜드, 그리스 등의 전통 음악은 공통점을 갖고 있어요. 근대 이후 혼란기에 만들어져서 그런지 가사도 자유롭고 음악적 형식도 국경 없이 뒤섞여요. 빡빡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자유를 주는 거죠.”

그는 집시&피쉬 오케스트라와 함께 프랑스를 시작으로 그리스, 아일랜드를 차례로 유랑하는 ‘배낭여행’ 콘셉트의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하림은 보컬이자 연주자, 여행 가이드로서 공연을 이끌어 나간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배낭여행 가봤냐고 하니까 대부분 못 갔다고 해요. 예전에는 알바해서 여행을 갔지만 요새는 학자금도 갚아야 하고 스마트폰 사고 통신요금도 내야 하니까요. 이 공연을 통해 여행에 대한 대리만족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글/사진=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