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으뜸중기제품] 원티엘 '광센서 계량기', 빛으로 움직이는 계량기 '난방도둑' 잡았다

조작 가능한 자석 대신 광센서로 오작동 줄여
배터리 수명도 연장

벌써 1만7000대 설치…원격 시스템도 개발 중
물이나 가스 사용량을 측정하는 일반 계량기는 자석을 들이대면 침이 멈춘다. 계량기 안에 자석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런 특성을 악용해 계량기를 조작하는 사례가 나타나 문제가 되기도 했다.

계량기 전문기업 원티엘은 이 문제를 해결한 ‘광센서 계량기’를 개발했다. 강병학 원티엘 사장(사진)은 “아파트단지 등에서 한 사람이 부정 사용을 하면 그 비용을 다른 입주자가 부담해야 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적인 계량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광센서 이용해 부정 사용 방지

강 사장이 1991년 설립한 원티엘은 계량기 부품을 만드는 회사였다. 그러던 중 계량기의 사용량을 조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2009년부터 연구를 시작했다. 4년간 28억원을 투자하면서 제품 개발에 매달렸다.

기존 계량기는 스위치가 자석에 붙었다 떨어지기를 반복하며 작동하는 원리여서 또 다른 자석을 갖다 대면 작동이 멈췄다. 원티엘은 자석이 아닌 ‘빛’을 이용하는 센서를 부착, 스위치가 작동하도록 만들었다. 강 사장은 “광센서는 민감하기 때문에 오작동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인천대 공대와 산학 협력을 통해 개발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수명도 늘렸다. 계량기에 쓰이는 리튬 배터리는 대부분 한 달 만에 소진된다. 그는 “전력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계량기 작동 프로그램을 개발해 리튬 배터리를 최대 8년까지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부정 사용은 물론 배터리 수명이 다 돼 교체해야 하는 문제도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누적 판매량 1만7000대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이 선정하는 ‘2월 으뜸중기제품’으로 뽑힌 광센서 계량기는 지난해 8월부터 본격 판매되기 시작했다. 출시한 지 3개월쯤 지나자 일반 소비자는 물론 건설사 등에서 문의가 왔다. 서울 대치동 삼성아파트, 사당동 대림아파트 등에 설치돼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은 1만7000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매출은 17억원이었다.

강 사장은 “올해 매출은 1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자신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가스계량기에도 광센서를 적용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까지는 수도와 온수 계량기에만 새 기술을 적용해 판매했는데 제품군을 보다 확대해 계량기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격조종 시스템도 개발 계획 최근엔 수도, 가스, 전기 사용을 원격조종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강 사장은 “시간에 따른 수요량을 조회할 수 있고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원격조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대한 논의는 활성화돼 있지만 아직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지는 못하고 있다”며 “계량기 단품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 편의를 최대한 돕는 다양한 시스템을 실용화하는 데 앞장서 기술강소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달의 으뜸중기제품’은 이메일(art@hankyung.com)로 응모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 (event.hankyung.com)를 참조하세요.

2월의 으뜸중기제품 △에이스힌지텍의 모니터거치대(ET-ARM)
△매직카라의 음식물쓰레기 처리기(스마트카라)
△원티엘의 계량기(광센싱 유량측정기)
△한일종합기계의 석탄하역기(연속식 석탄하역용 버킷)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