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취업문 여는 한경 TESAT] 직장인도 테샛이 짱!…"일정 급수 따야 승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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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회 테샛 회사원 대거 응시“전례 없이 많은 직장인들이 응시했다. 고교 대학에 이어 직장에서도 테샛이 대세가 됐다.”
조선내화·애경·신한캐피탈
대우조선해양건설 등 90여개사
지난달 22일 전국 24개 고사장에서 일제히 치러진 제22회 테샛 응시자를 분석한 결과다. 테샛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시험엔 90여개 기업에서 1000여명에 가까운 회사원들이 응시했다. 테샛위원회 관계자는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보다는 적지만 직장인들이 이처럼 대거 경제시험에 응시한 건 이례적인 일”이라며 “테샛이 기업들 사이에서 임직원들의 경제지력을 향상시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정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테샛은 한국경제신문사가 시행하는 국가공인 1호 경제·경영 이해력검증시험으로 절대평가를 통해 S, 1, 2, 3급의 국가 공인 자격증을 수여한다.
직장인들이 이처럼 테샛에 응시하는 것은 테샛을 승진 평가 항목으로 채택한 기업이 갈수록 늘고 있는 덕분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신한은행, 신한캐피탈, 애경유지공업, 조선내화, 한국투자저축은행, 동부화재, 셰플러코리아, 대우조선해양건설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기업은 대리, 과장, 부장 승진 인사 때 테샛 점수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는 평가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또 다른 기업들은 직원이 획득한 여러 자격증을 합산한 점수이수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테샛을 대상 자격증에 포함시키고 있다. 윤은진 씨(신한캐피탈)는 “사원에서 대리로 승진하는 시점에 와 있다”며 “이번에 테샛을 선택해 응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금융권이어서 경제와 관련된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처음으로 도전했다”며 “조금만 더 공부하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을 듯해 5월에 다시 응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저축은행 여수지점에서 근무 중인 이민선 씨는 “회사가 승진 대상자들에게 금융자격증 획득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며 “테샛도 대상 자격증이어서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300점 만점인 테샛에서 150점 이상의 점수를 따도록 하고 있다.
조선내화는 이번에 처음으로 테샛을 진급심사 평가항목에 넣었다. 전국 지사에서 10여명이 도전했다. 김성환 씨는 “과장 승진 단계인데 조금 더 준비하면 회사가 요구하는 점수를 획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응시 소감을 밝혔다. 애경유지공업은 전국 5개 지사 등에서 10여명이 응시했다. 엄숙희 씨는 “과장 진급을 앞두고 있어 테샛 자격증을 따야 하는 상황”이라며 “125점 이상의 점수를 제출해야 하는 만큼 몇 번 더 도전을 해야겠다”고 귀띔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동부화재 셰플러코리아 등도 테샛을 진급평가 항목으로 지정해 자격증을 따도록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직무와 관계없이 테샛 공부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다국적 회사인 셰플러코리아 역시 정기시험 때마다 10~20명씩 테샛에 응시해 점수를 회사에 제출하고 있다.
고기완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