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외교차관 회담, 관계개선 돌파구 못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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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성의있는 조치 없어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지난해 12월 야스쿠니신사 참배 이후 처음으로 12일 한·일 외교당국 간 고위급 협의가 열렸다. 하지만 일본이 역사 인식 문제에서 전향적 메시지를 내놓지 못하면서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지는 못했다.
정상회담 성사 어려울 듯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은 이날 방한한 사이키 아키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을 만나 양국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조 차관은 한·일 관계 회복의 선결 조건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과거사에 대해 우리 국민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일본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조 차관은 한·일 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일본이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과거사에 대해 성의 있게 대응하는 게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사이키 차관은 역사 인식 문제와 관련해 “아베 내각은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것을 여러 차례 분명히 얘기해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의 이 같은 인식 차로 인해 한·일 관계 개선 전망은 불투명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이날 회담에서 일본은 거듭 한·일 정상회담의 필요성에 대한 기대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일본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달 2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 정상회의에서 3국(한·미·일)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일본의 성의 있는 조치가 선행되지 않으면 정상회담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란 뜻을 분명히 밝혔다. 조 차관은 이날 회담 전 기자들과 만나 “올바른 역사 인식이 양국 관계의 기초”라고 강조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