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엄마가 아토피 없는 자녀를 만든다

이 달 초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을 둔 주부 S씨(36)는 요즘 걱정이 많다. 어릴 때부터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아들이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생활환경이 바뀌고, 그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게 되자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것 같기 때문이다.

실제로 새 학기가 시작되면 아토피피부염이 발병하거나 증상이 악화돼 병원을 찾는 어린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단체생활증후군’이라고 불리는 현상 때문인데, 단체생활 시작 후 면역력이 약해져 세균 감염성 질환을 반복해서 겪는 것을 말한다.특히, 피부는 단체생활증후군에 가장 취약한 신체 부분이라는 게 의료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바이러스나 병원균은 호흡기관보다 피부에 먼저 침투하게 돼 피부 보호막이 약한 경우 가장 먼저 피부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집 안에서만 곱게 자란 아이들이라면 아토피피부염 발병률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그렇다면 새 학기가 시작된 지금 새로운 생활환경에서 비롯될 수 있는 자녀의 아토피피부염을 예방하거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학부모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지난 24년간 아토피피부염 등 만성 피부질환을 특화해 치료해오고 있는 하늘마음한의원 은평점 박진영 원장의 도움을 받아 살펴보았다.

박진영 원장은 “3월에는 신학기 스트레스로 인해, 혹은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느라 육체적으로 체력이 떨어지게 되면 면역 기능에 이상이 발생해 아토피피부염 증세가 부쩍 심해질 수 있다”며 “학부모들이 예전보다 더 세심하게 자녀들의 학교생활을 점검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들어 하는지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아토피피부염을 발병 또는 악화시키는 주 원인 중 하나는 스트레스다. 한동안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생활하던 아이들이 일정한 규정에 따라 작은 교실 안에서 생활한다는 것 자체가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다. 또 아토피 환부가 밖으로 드러나는 아이들은 그것 때문에 놀림을 당할까봐 더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따라서 학부모는 자녀가 귀가하면 자녀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며 대화를 통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체크하는 게 좋으며 자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고민을 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식습관 변화도 아토피피부염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 평소 부모의 통제 속에서 생활하다가 또래들과 어울리게 되면 음식을 통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햄버거, 컵라면, 과자, 아이스크림 등을 무분별하게 먹게 되면 아토피피부염이 유발되거나 증상이 악화된다. 따라서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을 자주 먹지 말 것을 자녀에게 설명해줘 스스로 자제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가정에서는 균형 있는 건강 식단을 짠 후 실행하는 게 중요하다.

더불어 운동 습관도 길러줘야 한다. 운동은 신체에 활력을 불어넣어 환경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땀을 통해 노폐물 배출이 원활해지고 과체중과 비만도 예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피부 자체 관리도 중요하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해 몸을 청결히 하고 물기가 완전히 마르기 전에 보습제를 발라 피부의 수분을 유지해주는 게 좋다. 또 피부 보호를 위해 꽉 끼는 옷보다는 촉감이 좋고 편안한 옷들을 입히는 것도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생활습관 관리와 함께 무엇보다 인체의 방어 시스템인 면역력을 길러주는 것이 우선이다. 왜냐하면 학교생활을 처음 하는 아이는 3월이 정신적?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이기 때문이다.

면역력이 저하된 것은 장 건강이 안 좋아졌기 때문일 수 있는데, ‘장누수증후군(새는장증후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누수증후군은 장에 염증과 함께 수많은 구멍이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장누수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독소물질이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혈관을 통해 몸 전체로 이동하면서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결국 아토피피부염 같은 피부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장누수증후군을 치료하려면 체온을 높여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심부온열치료가 효과적이다. 손상된 장 점막을 회복하는 데는 체질 생식이 도움이 된다. 면역력을 키우려면 체질에 맞춰 처방하는 한약을 복용하는 게 좋다.

하늘마음한의원 박진영 원장은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자녀에게는 뛰어난 학습능력이나 재능을 기대하기보다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해주고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자제하도록 하는 동시에 운동을 통해 체력을 길러 면역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게 학부모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장익경기자 ikj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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