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 2NE1, 흉내낼 수 없는 걸그룹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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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2집 발표하자마자 빌보드 61위새봄을 맞은 걸그룹 투애니원이 잰걸음으로 앞서간다. 지난 7일 발표한 정규 2집이 미국 ‘빌보드 200’ 앨범차트에서 61위에 올라 한국 음반으로는 최고 기록을 세웠다. 타이틀곡 ‘컴백홈’은 국내 10여개 차트에서 선두를 달렸다. 총 10곡이 실린 이번 앨범은 리더 씨엘이 작사·작곡에 참여한 노래가 5곡에 이르는 게 특징. 투애니원은 최근 서울 공연에 이어 오는 22일 홍콩 등 월드투어에 나선다. 14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씨엘과 산다라박, 공민지, 박봄 등 4명의 멤버를 만났다.
타이틀곡 컴백홈, 국내 10여개 차트 선두
"소녀시대와 맞대결 보다 우리 안의 틀 깨는데 더 의미"
“제 자작곡들을 팬들이 좋아해 주니 재미있어요. 작사나 작곡을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틈틈이 하려고요. 저희 무대를 위해 노래를 직접 써보니 행복합니다.”
씨엘은 ‘크러쉬’ ‘살아봤으면 해’ ‘베이비 아이 미쓰 유’ 등을 작곡했고 ‘멘붕’ ‘스크림’은 작사를 했다. 2년간 싱글 3개를 내면서 갑자기 하고 싶은 말이 많아져 일기처럼 써보면서 비트도 만들었다고 했다.
“한국어로 처음 작사를 했는데, 투애니원이 부르게 될 줄은 저도 몰랐어요. ‘멘붕’은 듣기에 신나지만 평소 생각을 깊이 담았어요.” ‘숨겨진 내 눈은 감별해 짝퉁/빠르디 빠른 난 뛰어 산토끼처럼/대박을 터뜨려 쌍코피처럼/헝클어진 머리에 풀리는 동공/멘탈은 붕괴 미션은 성공’(‘멘붕’ 중에서)
“소녀시대와 맞대결하는 것보다 우리 안의 틀을 깬 게 더 의미가 있어요. 제 자작곡을 모두가 함께 부르며 음악을 만들어 나갔으니까요.”(씨엘)
메인 보컬 박봄은 “여러 장르가 혼합된 ‘크러쉬’는 평소 부르던 랩곡과 달라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씨엘이 만든 곡이라 부르다 보니 스스로 틀을 깨게 됐다”고 설명했다. “예전보다 가사에 감정을 실으려고 집중했어요. 관중도 저와 똑같은 감성으로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에서요. ‘너 아님 안돼’를 부를 때는 멜로디가 가사와 잘 어우러져 입에 딱 붙는 느낌이 들더군요.” (박봄)
산다라박은 최근 서울 공연에서 복근을 처음 공개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8년간 근육운동을 해온 데다 좋아하던 라면마저 끊는 등 식단 관리를 철저히 한 결과다. “공연은 밥심으로 해야 하는데, 좀 힘들었어요. 하지만 새로운 도전이었어요. ‘베이비 아이 미쓰 유’처럼 말랑말랑한 노래를 처음 불러봤는데, 팬들이 제 목소리가 좋은 줄 비로소 알았다고 칭찬해 주더군요. 앞으로도 제게 숨겨진 부분을 더 뽑아보겠습니다.”
막내 공민지의 보컬 기량은 특히 늘었다는 평가다. “휘트니 휴스턴과 머라이어 캐리 등 옛 디바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연습하다 보니 음역대가 넓어져 고음 처리가 가능해졌어요. 보컬 톤이 깊어지면서 감정도 제대로 실을 수 있었고요.”
요즘 가요계를 휩쓰는 ‘19금 섹시코드’는 어떻게 볼까. 씨엘은 “자신의 개성이라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희 색깔과는 다르지만”이라고 말했다. 최근 공연에서 ‘섹시’ 콘셉트를 팬들이 원해서 남자 관객 4명을 무대 위로 올려놓고 여자의 욕정을 드러내는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투애니원은 다음주부터 홍콩과 중국 등 아시아 공연에 나선다. 특히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처음 공연하게 돼 무척 설렌다고 입을 모았다. 팬들과 함께 에너지를 교감하고 즐기는 무대를 꾸미겠다는 각오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