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재건축 시동] 주민 반응과 시장 전망 "호가 오르면서 거래는 줄어"

커버 스토리

분양가 역대 최고 가능성
“압구정동 아파트 매매가격은 최소 10억원을 넘기 때문에 재건축 호재를 겨냥한 매수세가 붙기는 무리입니다. 재건축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주민과 투자자들이 잘 알고 있어 당장 시장이 들썩이지는 않고 있습니다.”(압구정동 신라공인 관계자)

서울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가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한 14일 지역 주민과 중개업소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했다. 압구정동 일대 중개업소들은 문의 전화와 방문객 수가 평소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전진단에 따른 거래 동향 변화는 거의 없다. 한양아파트 인근 대영공인 박현석 대표는 “안전진단 통과 때문에 매물이 들어가거나 호가를 올리는 사례는 아직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는 반응을 보였다. 현대13차아파트 주민인 전모씨는 “서울시의 재건축 기본계획이 나오지 않아 수익성이 있을지가 불투명한데다 안전진단 통과는 이미 예상돼 있어서 주민 모두 차분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재건축 추진 움직임도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 안전진단 신청도 주민들의 요청이 아닌 강남구청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현대9차아파트 주민 김모씨는 “주변에서 추진위원장을 하라고 권유했는데 단번에 거절했다”며 “주민 의견 통합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선뜻 나서는 이가 없다”고 말했다. 작년부터 부동산 경기가 살아난 영향으로 아파트 가격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압구정동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말 15억1543만원으로, 작년 같은 달(14억9717만원)보다 1817만원(1.2%) 올랐다. 압구정동 신현대공인 김연권 대표는 “호가가 오르자 이번 달부터 거래가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재건축 기본계획 수립이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시는 주민들이 알아서 기본계획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주민들은 서울시가 아파트지구개발기본계획을 기반으로 새로 수립해 달라고 맞서고 있다.

이춘우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압구정동은 국내 최고의 입지여서 평소 PB 고객들의 문의가 가장 많다”며 “역대 최고인 3.3㎡당 5000만원대의 분양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현일/이현진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