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수세 '뚝'…거래절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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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과세 방침 탓…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도"정부가 전·월세 소득에 대한 과세를 담은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과 보안조치를 발표한 이후 부동산 체감 경기가 급격히 식고 있다. 학군 이주 수요가 마무리된 데다 6월 국회에서 정부 방안이 변경될 수 있어 당분간 부동산시장에선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일선 중개업소들은 예상한다.
16일 일선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달 들어 수도권 부동산 거래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특히 올 들어 부동산 시장 회복세를 이끌었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매수세는 확연히 위축됐다. 서울 개포 고덕 잠실 등 주요 재건축 단지 인근 중개업소에는 문의가 거의 끊기다시피 했다. 서울 개포동 경인공인 관계자는 “단기 급등한 데다 학군 수요가 마무리되는 비수기이기는 하지만 분위기가 너무 식었다”며 “전·월세 과세 방침과 깨어나지 않고 있는 실물경기가 찬물을 끼얹은 셈”이라고 말했다. 서울 잠실동 잠실사랑공인 정찬일 사장도 “주택 매매 문의 자체가 없다”며 “시장은 다시 끝을 알 수 없는 관망세에 들어간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 강북과 수도권도 마찬가지다. 이달 들어 집을 사려는 수요자의 발길이 뚝 끊겼다는 게 상당수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서울 불광동 K공인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1주일에 2~3건 거래를 성사시켰지만 이달에는 1건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매매 문의는 끊겼고 전세 물량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달부터 5월까지 최소 3개월간 ‘거래 절벽’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6월 국회에서 임대차 선진화 방안에 대한 처리 방향이 구체적으로 정해져야 거래가 다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부동산 통계는 계약일이 아닌 신고일 기준이어서 시장 분위기와 거래 사이에 시차가 존재한다”며 “현장에서는 최근 거래가 급격히 위축돼 통계상으로는 4~5월에 거래 절벽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소장도 “구매심리가 크게 위축돼 당분간 거래 공백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주택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하다 관망세가 길어질 경우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