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꾀하는 한화L&C, "건자재 부문 매각 협상때 근로·고용조건 승계"

CEO 투데이 - 김창범 사장

선제투자 위해 매각 선택
7월까지는 마무리 될 것
소재·건자재 윈-윈 기대
“소재와 건자재 사업이 같이 살 수 있는 길이 건자재 매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두 사업 모두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김창범 한화L&C 사장(사진)은 17일 “건자재 매각 추진은 회사의 중장기적인 투자 역량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후 신중하게 내린 결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화L&C는 자동차·전자·태양광 등의 소재 사업을 남기고 창호재·바닥재 등 건자재 사업은 해외펀드에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본지 3월14일자 A15면 참조

매각 작업은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현장 실사와 상반기 중 본협상을 거쳐 오는 7월 말께 마무리될 전망이다. 사모펀드는 지분 다수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최근 현장 직원들의 동요가 큰 것으로 안다”며 “건자재 부문 직원들이 대주주가 바뀌더라도 불안해하지 않도록 협상 과정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상 대상자와 직원들의 근로조건 및 고용보장, 복리후생 등을 그대로 승계하는 것에 원칙적으로 합의했고, 본협상 과정에서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직원들과 소통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건설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데다 리모델링 수요가 늘면서 건자재 사업의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는 것도 매각 협상에 청신호다.

김 사장은 “건자재 사업은 시장이 안정적이어서 자체 수익으로 투자금 조달이 가능하지만 소재 부문은 기술변화 속도가 빨라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매각이 성사되면 두 사업 모두 ‘윈-윈’하는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화L&C는 올 하반기부터 자동차 부품용 플라스틱, 스마트폰 터치스크린 필름, 연성회로기판(FCCL) 등 소재 전문기업으로 변신한다. 김 사장은 “차량 경량화를 위한 탄소계 복합소재 개발, 전자소재 부문의 나노 프린팅과 코팅 기술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연구개발(R&D) 강화를 위해 모회사인 한화케미칼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연구소를 분리, 독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한화L&C 사명은 매각하는 건자재 부문에 넘기고 첨단소재 전문기업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새로운 사명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고려대 통계학과를 졸업한 김 사장은 한화석유화학 폴리염화비닐 사업부장, 한화케미칼 닝보법인장 등을 거쳐 2011년부터 한화L&C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