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魔의 벽, 그린적중률 80%로 끌어올릴 것"
입력
수정
지면A35
KLPGA 올해는 나의 해 (1) 김하늘
2013년은 100점 만점에 40점…성적부진 때 '악플' 보면 무서워
백스윙 크기 줄이는데 중점…정상에 있을 때 4~5년 후 은퇴


“기복 없이 올 시즌을 보내는 게 목표입니다. 모든 대회에서 다 잘 칠 수는 없기 때문에 편하고 여유있게 임하면서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막연하게 몇 승을 하겠다는 것보다 그린 적중률을 80%대로 끌어올리는 게 중요합니다. 그린 적중률이 낮으면 기복이 심할 수밖에 없고 성적이 좋게 나올 리 없으니까요.”
김하늘은 지난해 68.78%의 그린 적중률로 투어 32위에 그쳤다. 그린 적중률 80%를 돌파하면 최고의 선수라 할 수 있다. KLPGA 선수 가운데 2010년 이보미(26)가 81.41%를 기록하며 그해 대상, 상금왕, 다승왕 등 3관왕에 올랐다. 2008년 안선주(80.94%)와 신지애(80.48%)도 ‘마의 벽’인 80%를 넘었다. 흠잡을 데 없는 스윙을 구사하는 프로들은 어떤 레슨을 받을까 궁금했다. “스윙이 흐트러지니까 계속 체크를 해야 해요. 쇼트게임에도 자기만의 방법이 있지만 새로운 스타일이나 기술이 있으면 새롭게 시도해보고 자신과 맞으면 받아들이고 안 맞으면 원래 하던 대로 하죠. 동계훈련은 시즌에는 할 수 없던 새로운 것을 실험해보는 시간입니다.”
김하늘은 동계훈련을 하면서 백스윙의 크기를 줄였다고 한다. “시즌을 보내다보면 백스윙이 커져요. 백스윙을 줄이는 데 중점을 줬습니다. 백스윙을 줄이니까 스윙 스피드가 빨라지고 임팩트도 좋아지더군요.”
프로에게 ‘우승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일까. 김하늘은 “미국 대회에 가서 느낀 점은 선수들이 성적에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고 즐기면서 경기한다는 것”이라며 “예선에 떨어져도 선수는 ‘다음에 잘하면 되지’ 하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늘 잘 칠 수 있나’라며 위로해준다”고 전했다. 그는 “예전에는 나이 먹고 결혼해도 투어를 뛰고 싶었으나 이제는 상위권에 있을 때 4~5년만 더 뛰고 은퇴할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김하늘은 지난해 성적이 부진할 때 악플을 보고 큰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손가락질을 받는다는 것은 아직 인기가 있다는 얘기도 되지만 댓글을 보면 너무 무섭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고 말했다. 한때 미국으로 가고 싶었던 이유도 이런 것들을 모두 피하고 싶어서였다. ‘김연아처럼 공개할 남자친구가 있느냐’고 하자 “지금까지 소개팅도 한 번 안 해봤다. 공개구혼이라도 하고 싶다”며 깔깔 웃었다.
수원=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