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영풍 오너家 '밑빠진 독' 알란텀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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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매연 저감장치 제조사▶마켓인사이트 3월19일 오후 1시51분
1000억 투자에도 적자
재계의 ‘알짜그룹’으로 통하는 영풍그룹이 차량용 매연 저감장치를 만드는 비상장 계열사인 알란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08년 설립 이후 1000억원을 투입했지만, 매년 적자폭이 커지는 등 경영상황이 나빠지고 있어서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알란텀은 지난해 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매출(54억원)의 73.2%가 날아갔다. 2011년(119억원)과 비교하면 8분의 1토막 수준이다. 영업손실(290억원)과 순손실(272억원) 규모도 2012년보다 각각 27.2%와 31.7% 확대됐다.
영풍그룹이 알란텀을 설립한 시점은 2008년 8월. 영풍그룹을 이끄는 쌍두마차인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 일가와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 가문 중 최씨 일가가 주도했다. 설립 자본금은 315억원 규모였다. 하지만 설립 후 줄곧 적자를 냈다. 회사 관계자는 “차량용 매연저감장치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급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매출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알란텀은 설립 이후 8차례에 걸쳐 1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통해 운영자금을 마련해야 했다. 최창걸 명예회장의 동생인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등 오너 일가도 작년 유상증자를 통해 300억원을 수혈해줬다. 업계 관계자는 “알란텀은 최 명예회장 일가가 지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한 회사이기 때문에 그룹 차원의 지원이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며 “고려아연을 비롯해 영풍그룹에 알짜기업이 많은 것도 ‘애물단지 계열사’에 대한 지원에 힘을 보탰다”고 말했다.
알란텀 지분 55.8%는 최창영 명예회장(지분율 29.1%)과 장남인 최내현 대표(26.7%)가 나눠 갖고 있다. 나머지는 코리아니켈(17.9%) 고려아연(16.7%) 영풍(2.84%) 등이 들고 있다. 알란텀 관계자는 “앞으로 공장 굴뚝용과 가정용 가스레인지 등으로 판매처가 확대된다”며 “2015년도에는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