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에서 사과가 떨어지네…93뮤지엄 트릭·파인아트展

윤병락 씨의 ‘가을의 향기’.
빈센트 반 고흐의 명작 ‘자화상’을 찢어내고, 뭉크의 ‘절규’에 등장하는 남자의 바지가 흘러내린다. 구자승 화백의 작품 ‘정물’을 직접 그려 보고, 윤병락의 ‘가을의 향기’에 등장하는 탐스러운 사과가 캔버스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것을 손으로 받친다.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활용한 트릭아트 체험 전시가 경기 파주 헤이리 예술촌에 있는 인물화 전문 미술관 93뮤지엄(관장 구삼본)에서 열리고 있다. 93뮤지엄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내달 30일까지 여는 ‘트릭아트와 파인아트-미술아 놀자’전에서는 고흐와 뭉크,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을 패러디한 작품과 사진처럼 정교한 극사실주의 작품 등 다양한 ‘기교예술’을 만날 수 있다. 단순히 명화를 차용한 것이 아니라 실제 작품을 활용해 그림 감상과 미술놀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원로 작가 임옥상과 박항률을 비롯해 안창홍, 배준성, 윤병락, 이정웅, 정병국, 이동재, 김상우 씨 등 25명의 작가가 참여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미술관 1층부터 3층까지 5개 전시관을 통틀어 국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 200여점을 ‘화가들의 트릭아트’ ‘신기한 현대미술’ ‘해저탐험-스토리텔링’ ‘옛사람들의 관상’ ‘현대인들의 관상’ 등 5개 테마로 전시한다.

‘화가들의 트릭아트’ 섹션에서는 뭉크,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웨민쥔 등의 명화를 패러디한 작품이 관람객을 반긴다. 젊은 작가 김제민의 ‘반 고흐의 자화상’, 구동현의 ‘뭉크의 절규’ 등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신기한 현대미술’ 섹션에서는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작품을 소개한다. 윤병락의 사과 그림 ‘가을의 향기’, 김상우의 ‘마릴린 먼로’, 한효석의 ‘언마스크드’ 등이 그림인지 실물인지 헷갈리게 한다.

전시 기간 중 관람객이 남긴 감상후기를 토대로 최우수작을 뽑아 운보 김기창 화백의 판화를 주는 이벤트를 연다. 휴일에는 작품 속 비밀을 찾아내는 퀴즈행사도 진행된다. 어른 6000원, 학생 5000원. (031)948-6611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