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세력, 우크라이나 해군기지 급습…'크림 합병' 의회 비준 앞두고…군사적 긴장 고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속전속결로 ‘크림 합병’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9일(현지시간) 오전 8시께 친러시아 무장세력 200여명이 크림반도 남서부 세바스토폴의 우크라이나 해군기지를 급습했다고 보도했다. 무장세력은 이날 기지 정문을 부수고 영내에 진입해 본부 앞에 러시아 국기를 게양했다. 총격전 등 무력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긴장감 속에서도 합병은 일사천리로 진행 중이다. 푸틴이 전날 서명한 합병 조약은 러시아 연방헌법재판소에서 만장일치로 합헌 결정을 받아 의회 비준만을 남겨뒀다. 하원은 19일, 상원은 21일 이 문제를 논의한다.

합병 이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가 크림공화국을 인수하면서 양국 경제에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크림공화국은 올해 예산 중 70% 이상을 중앙정부에 기댈 정도로 경제 자립도가 낮다. 앞으론 이 비용을 러시아가 지원해야 한다. 러시아가 당장 10억달러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집행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악화된 서방과의 관계도 풀어야 할 과제다.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추가 제재를 경고했다. CNN은 “서방에서 추가제재를 들고 나올 경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침입을 강화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시장은 일단 크림반도보다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관심을 보이며 관망세를 보였다. 이날 아시아 주요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유럽 증시는 약보합세, 뉴욕 증시는 하락세로 출발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