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우리 춤출까요?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오버하우젠AP연합뉴스
독일의 소도시 오버하우젠 시민은 거리에 나설 때마다 즐거운 고민에 휩싸인다. 거대한 송전탑이 늘 춤추자고 유혹하기 때문이다. ‘춤추는 송전탑’으로 이름 붙여진 이 금속제 구조물은 실은 전기를 나르는 수단이 아니라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예술품이다.

삭막한 도시를 황폐하게 만드는 기하학적 형상의 송전탑을 대신해 이 작품은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특별한 장식을 더한 것도 아니고 단지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마주치던 기반시설을 곡선적으로 변형했을 뿐인데 이게 도시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은 것이다.공공미술이란 대중과 유리된 ‘그들만의 미술’이 아니라 늘 마주하는 일상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하는 ‘모두의 미술’이다. 범죄자도 이 송전탑 앞에서는 칼을 내려놓지 않을 수 없으리라. 공공예술의 중요성에 주목할 때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