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끝장토론 하던 날에도 규제는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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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와의 전쟁이다. 청와대에서 끝장토론에 이어 당·정·청의 규제개혁 로드맵 작업이 시작됐다고 한다. 하지만 낙관은 금물이다. 당장 야당은 “무차별적 규제 철폐는 재앙”이라며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다. “재벌과 대기업을 위한 규제 풀어주기는 안 된다”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발언에는 반기업 포퓰리즘이 선명하다. 무수한 규제 법규의 해체 작업이 국회의 벽을 어떻게 돌파해낼지 걱정스럽다.
행정 각부나 지방자치단체도 아직은 내부의 적이다. 엊그제 끝장토론의 그 순간에도 규제는 만들어졌다. 교육부가 만들어 각 대학에 보낸 ‘대학생 집단연수 시 안전확보를 위한 매뉴얼’이 그렇다. 대학 오리엔테이션이 과도한 음주관행에 성희롱 경연장처럼 된 세태는 분명 문제다. 학생회의 자성, 교수들의 적극적인 현장지도가 해법이다. 그래도 안 되면 형사처벌과 민사소송도 있다. 그런데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학생회 단독으로는 못하게 하는 규정을 정부가 만드는 것은 행정 과잉이다. 성인인 대학생의 일상에까지 국가가 자애로운 어버이처럼 개입하겠다는 발상은 과연 무엇인가. 규제는 그렇게 태어난다. 이런 식이니 대통령의 절박성이 장관들에겐 일상 업무요, 실무선에는 남의 나라 얘기가 된다. 규제는 언제나 아름다운 명분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더러운 규제로 변해간다.
청와대의 끝장토론은 출정식처럼 보이기도 했다. 규제와의 전쟁 필요성도 재확인했다. 뷔페식당은 5㎞ 이내 제과점 빵만 써야 한다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이 그런 실례다. 대체 이런 규정이 왜 필요하다는 것인지 지금은 이해할 수조차 없다. 역 반경 100m, 150m 이내에는 대기업 계열의 신규 점포를 제한하는 가맹사업법도 본질은 다를 것이 없다. 시대가 변하면서 점차 뒤로 밀려나는, 그럼에도 고쳐지지 않는, 점차 박물관의 깊은 곳으로 숨어드는 좀비 같은 규제로 변해가는 것이다. 경제 규제가 1만1000건이라는 정부의 통계도 믿기 어렵다. 이 전부를 없애고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여야 한다. 규제는 악마의 디테일에 숨어 있다.
행정 각부나 지방자치단체도 아직은 내부의 적이다. 엊그제 끝장토론의 그 순간에도 규제는 만들어졌다. 교육부가 만들어 각 대학에 보낸 ‘대학생 집단연수 시 안전확보를 위한 매뉴얼’이 그렇다. 대학 오리엔테이션이 과도한 음주관행에 성희롱 경연장처럼 된 세태는 분명 문제다. 학생회의 자성, 교수들의 적극적인 현장지도가 해법이다. 그래도 안 되면 형사처벌과 민사소송도 있다. 그런데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학생회 단독으로는 못하게 하는 규정을 정부가 만드는 것은 행정 과잉이다. 성인인 대학생의 일상에까지 국가가 자애로운 어버이처럼 개입하겠다는 발상은 과연 무엇인가. 규제는 그렇게 태어난다. 이런 식이니 대통령의 절박성이 장관들에겐 일상 업무요, 실무선에는 남의 나라 얘기가 된다. 규제는 언제나 아름다운 명분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더러운 규제로 변해간다.
청와대의 끝장토론은 출정식처럼 보이기도 했다. 규제와의 전쟁 필요성도 재확인했다. 뷔페식당은 5㎞ 이내 제과점 빵만 써야 한다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이 그런 실례다. 대체 이런 규정이 왜 필요하다는 것인지 지금은 이해할 수조차 없다. 역 반경 100m, 150m 이내에는 대기업 계열의 신규 점포를 제한하는 가맹사업법도 본질은 다를 것이 없다. 시대가 변하면서 점차 뒤로 밀려나는, 그럼에도 고쳐지지 않는, 점차 박물관의 깊은 곳으로 숨어드는 좀비 같은 규제로 변해가는 것이다. 경제 규제가 1만1000건이라는 정부의 통계도 믿기 어렵다. 이 전부를 없애고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여야 한다. 규제는 악마의 디테일에 숨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