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한진그룹 돈 나올 곳은 대한항공뿐?

한진해운 유상증자 앞두고 LA 호텔사업 1000억 출자
▶마켓인사이트 3월23일 오후 2시48분

한진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을 통해 미
국 로스앤젤레스(LA) 호텔사업에 100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 항공업황 악화와 한진해운 지원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대한항공이 또 다른 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내달 2일 한진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075억원을 출자키로 했다. 한진인터는 LA에 있는 윌셔그랜드호텔 재건축 사업을 위해 설립된 회사로 대한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도 재건축 사업에 사용된다.

윌셔그랜드호텔 사업은 한진그룹이 항공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뛰어든 프로젝트다. 총 투자규모가 10억달러에 이르는 대형 사업으로 당초 계획보다 약 3년이 늦은 지난달 착공에 들어갔다. 한진그룹은 투자금 중 절반은 대한항공으로부터, 나머지 5억달러는 신디케이트론 형태의 은행 대출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의 호텔사업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항공업황 부진과 계열사 지원 등으로 현금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또다시 대규모 자금을 비주력 사업에 투입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9월 기준 대한항공 부채비율은 749.7%로 순차입금은 14조원에 달한다. 한진그룹은 높은 부채비율 때문에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부채 관리를 받고 있다.

한진그룹은 한진해운을 계열 회사로 편입하면서 작년 12월 2500억원을 지원했다. 올 상반기를 목표로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40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대규모 항공기 도입과 지주사 전환 작업을 위해서도 수조원의 자금이 지출될 예정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