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SBI모기지 신임 대표 "'36세' 나이 제약 아닌 '무기'…2020년 점포 500개 돌파"

나오미 토모유키 SBI모기지 대표이사
"금융회사라고 삼성전자나 애플의 혁신적인 마인드를 따라가지 못하라는 법 있나요."

나오미 토모유키 SBI모기지 대표이사(사진)는 21일 "일본 최초 모기지뱅크로서의 시장 개척 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달 말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그는 공식 취임 딱 열흘을 앞두고 한국을 방문했다. '국내 1호 상장 일본기업'의 신임 대표로서 국내 투자자들에게 새 경영 청사진을 알리기 위한 자리였다.

그는 36세의 젊은 CEO(최고경영자)다. 카리스마적 인물로 통하는 창업자 마루야마 노리아키 사장의 14년 장기집권 체제를 깨뜨린 주인공이 알려지자 일본 금융업계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이 나왔다. 나오미 대표는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10년간 영업 일선부터 중요사업 본부를 두루 거쳤다.

"화려한 금융계 경력으로 무장한 경쟁자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회사를 초창기에서부터 키운 일원으로 신뢰가 두터워 발탁될 수 있었습니다. 회사가 안정보다 성장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젊다는 것도 단점이 아니라 강점으로 작용했죠."그는 회사가 처한 주택론시장 환경과 나아갈 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신했다. 상황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주택론시장의 성장 여력은 제한적인데 시중은행들의 마케팅 공세는 더욱 거세졌다. SBI모기지의 주력상품인 고정금리형 주택론 '플랫35(FLAT35)'의 경우 저금리 환경에서 경쟁력이 약화됐다.

그는 "현재 일본 주택론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2.6%"라며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올해와 내년 순이익은 두 자릿대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SBI모기지의 1~3분기(2013년4월~12월) 순이익은 18억 엔으로 전년 동기보다 12% 늘었다.

최대 목표는 상품 개발능력를 강화하는 것이다. "작년 변동금리형 상품 'SBI프리덤'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장·단리 금리차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입니다. 마루야마 사장이 계열사 SBI스미신은행의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계열사와 영업 협력이 강화되고 성과도 나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완화에 발맞춰 기존 상품 경쟁력도 키울 것입니다."

주택론 보증전문회사와의 제휴를 통해 신용위험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제휴은행의 규제심사 강화로 상품 공급에 다소 차질을 빚었던 탓이다.

그는 또 현재 170여 개의 자체 점포를 내년 200개,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 500개까지 확장시킨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그는 "주말 영업 등 파격적인 서비스 경쟁력으로 내실도 키울 것"라며 "처음 모기지시장에 진출해 낮은 금리의 주택론 서비스 혜택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던 것처럼 변화와 혁신 정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나오미 대표는 한국 진출도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그는 "2012년 상장 당시 한국 모기지뱅크 설립 계획을 내걸었지만 사업성에 대한 확신이 들면 진출을 결정할 것"이라며 "SBI스미신은행과 진출하는 안, 같은 그룹 내 계열사로 한국에서 사업 중인 SBI저축은행과 손잡는 안 모두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